김범석 쿠팡 의장, 정보 유출 사과 했지만 청문회는 불출석 통보

김범석 쿠팡 의장, 정보 유출 사과 했지만 청문회는 불출석 통보

-개인정보 유출 사실 공개 한 달 만에 공식 입장
-“사과 늦었다”…초기 대응·소통 부족 인정
-재발 방지 약속 속 국회 청문회 불출석 논란도

기사승인 2025-12-28 14:23:36 업데이트 2025-12-28 14:55:09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 연합뉴스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 Inc 이사회 의장이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유출 사실이 알려진 지 약 한 달 만이다.

김 의장은 28일 쿠팡을 통해 배포한 입장문에서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의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사과문에서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고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사과가 늦어진 데에 대해서는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유출자가 탈취한 고객의 개인 정보를 100% 회수하는 것만이 ‘고객 신뢰 회복’의 모든 것이라 생각했다. 그렇게 달려오다 보니 국민 여러분과 소통에 소홀했다”며 “소통의 문제점을 지적하신 모든 분께 송구하며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했다.

최근 쿠팡의 자체 조사 결과 발표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서는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와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유출된 정보가 회수됐다고 발표한 것이 책임을 축소하려는 태도로 읽힌 데 대해서는 “저희는 애초의 데이터 유출을 예방하지 못한 실패를 엄중히 인식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끼쳐 드린 모든 우려와 불편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책임을 인정했다.

김 의장은 재발 방지를 위해 필요한 투자와 개선을 신속히 진행해 ‘세계 최고 수준의 사이버 보안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고객 여러분의 신뢰와 기대가 쿠팡이 존재하는 이유”라며 “쿠팡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스스로를 철저히 쇄신하고 세계 최고의 고객 경험을 만들기 위한 도전을 결코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과기부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압수수색과 조사를 병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나온 만큼, 정치·제도적 압박을 의식한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김 의장은 사과와는 별도로, 오는 30∼31일 열리는 국회 연석 청문회 증인 출석과 관련해 불출석 입장을 밝혔다. 김 의장 측은 기존 일정 변경이 어렵다는 이유로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과 강한승 전 쿠팡 대표도 각각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인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들 3명의 불출석 사유서를 공개하며 “이번에도 당연히 불허한다”고 밝혔다.

최 의원이 공개한 김 의장의 사유서에 따르면 김 의장은 “현재 해외 거주 중으로, 2025년 12월 30일과 31일에 기존 예정된 일정으로 인한 부득이한 사유로 청문회에 출석이 어려움이 알려드린다”며 “해당 일정은 확정돼 변경이 어려워 부득이하게 청문회에 출석이 불가함을 양해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도 동일한 사유를 들었다.

강 전 대표는 “개인정보 사고 발생 전인 2025년 5월 말에 쿠팡 대표직을 사임했고 그 후 현재까지 미국에서 거주하며 근무하고 있다”며 “대표이사를 사임한 지 이미 7개월이 경과한 상황에서 회사의 입장을 대표해 증언할 위치에 있지 않다고 사료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앞서 지난 17일 국회 과방위가 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 관련 청문회에도 출석하지 않았다. 당시에도 비즈니스 일정 등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사전에 제출했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민수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