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등 대금 늑장지급 손본다…공정위, 정산 기한 60→30일

쿠팡 등 대금 늑장지급 손본다…공정위, 정산 기한 60→30일

기사승인 2025-12-29 09:32:01
쿠팡 사옥 전경. 쿠키뉴스 자료사진

쿠팡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납품업체에 대금 정산 주기를 법정 상한인 60일에 가깝게 운용해온 게 드러나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직매입 거래 대금 지급 기한을 현행의 절반 수준인 30일로 단축한다. 지난해 티메프 사태가 대금 지연 지급과 유용 문제로 촉발된 만큼, 정산 주기를 단축해 사태 재발을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납품업체들의 권익 보호 및 거래안전성 강화를 위해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상 대금 지급기한에 대한 개선방안을 마련·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공정위가 주병기 위원장 취임 후 갑을 분야에서 대·중소기업간 힘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발표한 네 번째 대책이다.

공정위는 이번 제도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유통업법 상 대규모유통업체(11개 업태 132개 업체)를 대상으로 대금지급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공정위는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대규모유통업법 상 대금 지급 기한 개선방안 초안을 마련하고 유통·납품업계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업계 의견을 수렴하여 제도개선 방안을 확정했다.

유통업체 대금 지급기한 개선방안. 공정거래위원회

직매입 거래는 원칙적으로 상품수령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상품 대금을 지급하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이는 이미 대다수의 유통업체가 30일 이내 지급하고 있고, 법상 상한에 근접하게 대금을 지연하여 지급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의 지급 관행(9개 업체 평균 53.2일)을 업계 평균 수준으로 대폭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다만, 월 1회 정산방식에 대해서는 매입마감일(월 말일)로부터 20일 이내에 상품대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예외 규정을 둘 예정이다. 이는 월 1회 정산방식이 널리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단축된 상품수령일(30일) 기준만을 적용하는 경우 월 1회 정산 방식을 채택할 수 없게 되어 업계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특약매입 거래 등의 경우 판매마감일로부터 20일 이내(현행 40일)에 판매대금을 지급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정산시스템 발달 등으로 업계의 거래관행이 제도 도입 당시(2011년, 판매마감일로부터 약 40일)에 비해 크게 개선된 점, 특약매입 거래 등에서는 상품 판매 이후 확보된 판매대금이 수수료·임대료 산정을 위해 일시적으로 유통업체를 경유하는 것에 불과한 점 등을 고려한 결정이다. 또 유통업체 내부 실무 정산 절차(세금계산서 발행, 수수료 등 비용 공제, 내부결재 등)에 실제 소요되는 기간이 업체별 차이는 있으나 최대 20일 이내인 점 등이 반영됐다.

현행 대규모유통업법은 대금 지급기한에 대한 예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유통업체의 귀책과 무관한 사유로 대금 지급이 사실상 곤란한 경우도 법 위반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유통업계에서 제기됐다. 공정위는 이러한 의견을 반영하여,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대금 지급기한의 예외를 엄격히 규정할 계획이다.

한편, 공정위는 유통업체들이 정산시스템 개편 등 대금 지급기한 단축에 대비할 수 있는 기간을 충분히 보장하기 위해, 법 공포 이후 1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개정 내용을 시행할 계획이다.

공정위는 “이번 제도개선은 티몬·위메프 사태 및 홈플러스 회생절차 등 대규모유통업체의 미정산 사태가 발생하면서, 현행법상 대금 지급기한이 납품업체를 보호하는 데 불충분하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추진됐다”며 “합리적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유통업체들의 대금 지급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유통업계 및 납품업계 간담회를 여러 차례 개최하여 업계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개선방안이 제도화될 경우 납품업체들의 대금 정산 안전성이 높아지고, 자금유동성이 개선돼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간 균형 있는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이다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