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인수 추진하는 미래에셋…업계 판도 흔들까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인수 추진하는 미래에셋…업계 판도 흔들까

‘인수설’ 소식에 업계 “갑작스럽다”…인수 거론 금액 평가는 ‘엇갈려’
미래에셋 품 안긴 코빗 어떨까…유의미한 변화는 ‘갸우뚱’

기사승인 2025-12-30 06:00:06
미래에셋증권 본사 전경.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그룹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을 전격 인수한다는 소식에 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업비트와 빗썸 양강 구도로 고착화된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판도 변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의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은 최근 코빗 주요 주주들과 지분 인수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코빗 최대주주는 지난해말 감사보고서 기준 45.56%의 지분을 보유한 넥슨 지주회사 NXC다. 이어 SK스퀘어(31.55%), NXC 자회사 심플캐피탈퓨처스(14.95%), 알파 디지털에셋 1호 기관전용 사모투자합자회사(3.38%), 하이드로우(2.06%) 등으로 구성됐다. 

다만 미래에셋그룹과 코빗 모두 인수건에 대해 말을 아꼈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코빗 관계자도 “인수와 관련해 주주 입장에서 진행되는 일이기 때문에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인수설’ 소식에 업계 “갑작스럽다”…인수 거론 금액 평가는 ‘엇갈려’

이같은 인수설이 시장에 확산하자 가산자산업계에서는 ‘갑작스러운 소식’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빗 인수설 자체는 IB업계 쪽에서 간간이 들려왔다”면서도 “그러나 미래에셋그룹 측에서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예상치 못한 놀라움”이라고 설명했다.

코빗 지분 인수 관련 거래 규모에 대한 시각은 엇갈린다. 관련 거래액은 1000억원에서 최대 1400억원 수준이 거론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현재 가상자산시장이 불황인 가운데 거론되는 인수 금액은 다소 비싸게 책정된 경향이 있다”고 귀띔했다. 

반면 오히려 염가라는 주장도 나온다. 과거 SK스퀘어의 코빗 지분 매입 가격을 고려하면 저렴한 밸류에이션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SK스퀘어는 지난 2021년 코빗에 900억원가량을 투자해 지분 약 35%를 취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SK스퀘어의 코빗 지분 취득 사례를 고려하면, 과거 밸류 대비 비싼 가격은 아니다”라고 했다. 

미래에셋 품 안긴 코빗 어떨까…유의미한 변화는 ‘갸우뚱’

미래에셋그룹이 코빗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그룹 혁신 비전인 ‘미래에셋 3.0’을 위한 포석으로 추정된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10월 그룹 성장 전략으로 글로벌, 인공지능(AI)·디지털, 리스크 관리 등에 중점을 둔 전사 차원의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일례로 대표 그룹사인 미래에셋증권은 AI와 디지털자산 분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테크&AI부문을 신기술 전담조직으로 개편했다. 아울러 웹3 등에 기반한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같은 미래에셋그룹 비전의 핵심은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의 융합을 통한 사업 기반 확대를 꾀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그룹 차원의 가상자산거래소 코빗 인수 추진도 비전을 굳건히 구축하기 위한 경쟁력 제고 차원으로 해석된다. 단순 가상자산거래를 넘어 미래에셋증권과 운용의 부동산, 지식재산권(IP) 등의 토큰증권 확장과 커스터디(수탁) 업무 영위 등 시너지 창출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업권은 전통 금융권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먹거리 산업”이라면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해 다양한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코빗이 미래에셋그룹에 흡수돼도 당장 유의미한 업권 변화를 야기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가상자산 정보 제공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코빗의 최근 24시간 거래 점유율은 약 0.5% 수준이다. 국내 가상자산업권은 업비트와 빗썸이 합산 85%가 넘는 양강 구도로 구축돼 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개인 시장에서의 유의미한 점유율 변화는 힘들 것이다. 내년쯤 상장사나 전문투자자 등 법인의 가상자산 거래가 허용되면, 미래에셋증권의 법인 고객 풀과 연결된 시장 온보딩이 매끄럽게 이어질 순 있다”면서도 “그러나 어느 시점에 본격적으로 법인 시장이 열릴지는 미지수인 점에서 단기적인 효과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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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