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내란, 민주주의 파괴는 불법…실체파악 못했다” 사과

이혜훈 “내란, 민주주의 파괴는 불법…실체파악 못했다” 사과

“장관 후보 지명, 국정 무게로 갚으라는 국민 명령이라 생각”

기사승인 2025-12-30 09:48:24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내란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는 30일 “내란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불법적 행위”라며 “당시에는 내가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며 “1년 전 엄동설한에 내란 극복을 위해 애쓴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리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란은 헌정사에 있어서는 안 될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며 “정당에 속해 정치를 하면서 당파성에 매몰돼 사안의 본질과 국가 공동체가 처한 위기의 실체를 놓쳤음을 오늘 솔직하게 고백한다”고 털어놨다.

이 후보자는 “기획처 초대 장관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앞둔 지금, 과거의 실수를 덮은 채 앞으로 나아갈 수는 없다”며 “이 점에 대해서는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 나의 판단 부족이었고, 헌법과 민주주의 앞에서 용기 있게 행동하지 못한 책임은 오롯이 나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앞에 먼저 사과하지 않으면 그런 공직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민주주의를 지키려고 추운 겨울 하루하루를 보내고 상처받은 분들, 나를 장관으로, 부처 수장으로 받아들여 줄 공무원들, 모든 상처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에 대해서는 “저의 오판을 국정의 무게로 갚으라는 국민의 명령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계엄으로 촉발된 우리 사회의 갈등·분열을 청산하고, 잘못된 과거와 단절해 새로운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현재 야권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이 후보자를 향한 여권 내부의 의구심과 관련해 전날 “차이를 잘 조율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의견을 도출할 수 있으면 된다”고 말했다.

다만 범여권에서는 이 후보자에 대한 분명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박병언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이혜훈 후보자에 대한 국민들의 질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며 “‘적절한’ 입장 표명으로는 과거 이 후보자의 행보를 덮기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김건주 기자
gun@kukinews.com
김건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