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의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대 건설사에서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건설업 특유의 프로젝트 중심 업무 구조 때문에 육아휴직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4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4년 건설업 육아휴직 사용률은 15.1%다. 2023년(13.7%)보다 1.4%p(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다만 이러한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전체 산업 평균인 34.7%와 비교하면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인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저조했다. 2024년 건설업 육아휴직 사용 대상자 1만2141명 가운데 실제 육아휴직을 사용한 인원은 1876명에 그쳤다. 남성 육아휴직 대상자는 9845명으로 이 가운데 사용 인원은 663명(6.7%)에 불과했다.
낮은 육아휴직 참여율은 대형 건설사에서도 확인된다. 2025년 반기보고서 기준 포스코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의 남성 육아 휴직 사용률은 0%를 기록했다. 뒤이어 △삼성물산(비건설 부문 포함·3%) △현대건설(5%) △대우건설(5.5%) △현대엔지니어링(8%) △SK에코플랜트(10.8%) △GS건설(26.9%) △롯데건설(67.6%) 순으로 나타났다.
건설업계에서는 프로젝트 중심 업무 구조가 낮은 육아휴직 참여율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한 건설업계 종사자는 “건설업의 경우 프로젝트 단위로 일을 하기 때문에 프로젝트 중 육아휴직을 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전문가는 건설업의 남성 중심의 문화도 저조한 남성 육아휴직률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건설업은 남성 직원 중심 비중이 높고 여성 비중이 낮아 전통적으로 남성 중심의 문화가 형성돼 육아휴직에 대한 수용성이 낮았다”며 “또 건설업의 경우 프로젝트 진행 시기가 휴직과 맞물리면 휴직 사용이 어렵다는 현실적인 제약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 일부 건설사는 남성 육아휴직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10대 건설사 중 남성 육아휴직률이 가장 높았던 롯데건설의 경우 기업 내 제도적 장치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17년 롯데그룹은 대기업 최초로 전 계열사에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제도를 도입했다. 배우자가 출산하면 최소 1개월 이상 의무적으로 휴직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남성 육아휴직은 1년이내 최소 1개월은 사용해야 한다”며 “최대 1년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GS건설 역시 지난해 법적으로 지정된 육아휴직 기간을 추가로 최대 1년 더 사용할 수 있도록 기간을 확대했다. 남성 직원들을 위해 배우자 출산휴가도 기존 10일에서 20일로 확대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출산휴가 1+1 제도’를 신설해 법정 출산휴가 제도에 더해 연차휴가를 사용해 휴가를 연장하는 경우 소진하는 연차일수와 동일한 유급휴가(여직원의 경우 최대 20일·배우자 출산 경우 최대 5일)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도 남성 육아휴직 확대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지난 2024년 도입된 ‘6+6 부모 육아휴직제’는 생후 18개월 이내 자녀를 둔 부모가 동시에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부모 모두에게 첫 6개월간 통상임금 100%를 지급한다. 지원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고 적용 자녀 연령을 18개월까지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는 점차 남성 육아휴직 참여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의 경우 공사 중 자리를 비우기 어렵고 육아휴직 기간 동안 월급이 적어지는 점 등 때문에 남성들의 참여가 적다”며 “다만 과거에 비해 근무 제도가 잘 적용되고 있고 점차 확산되고 있어 앞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들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