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전날(5일) 베이징에서 90분간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같은 날 오후 6시 4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인민대회당에서 국빈 만찬을 함께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브리핑에서 “경주에서 못다 한 대화를 이어가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만찬이 진행됐다”고 전했다.
만찬에는 한중 양국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중국 인민군악대가 양국의 대표 음악을 6곡씩 연주했다. 한국의 ‘아리랑’과 ‘고향의 봄’ 등이 울려 퍼졌고, 중국에서는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의 히트곡으로 알려진 ‘누가 우리 고향을 좋다고 말하지 않겠어’가 연주됐다. 이후 문화공연에서는 한국 가곡 ‘사랑은 꿈과 같은 것’의 삼중주도 무대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만찬 직후 엑스(X·옛 트위터)에 시 주석 내외와 함께 찍은 ‘셀카’ 사진을 공개하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이 대통령은 “경주에서 선물 받은 샤오미로 시 주석님 내외분과 셀카 한 장을 찍었다”며 “덕분에 인생샷을 건졌다”고 적었다. 한중 정상 간 개인적 교감이 한 단계 진전됐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안보 현안에서도 양국은 미묘하지만 의미 있는 공감대를 드러냈다.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실현 가능한 대안을 함께 모색하자”고 제안했고, 시 주석은 “지역과 세계 평화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자”고 화답했다. 다만 과거 회담과 달리 ‘한반도 비핵화’라는 표현은 공개 발언에서 빠졌다.
이는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다시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고려라는 해석이 나온다. 위 실장은 “양 정상은 북한과의 대화 재개 중요성에 공감했다”며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창의적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북한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만큼, 향후 ‘건설적 역할’의 폭과 수위가 주목된다.
우리 정부는 특히 오는 4월로 예정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다만 중국이 실제로 한국의 기대에 부응하는 수준까지 역할을 확대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양국은 역사적으로 올바른 편에 서서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며 보호주의 반대와 다자주의 강화를 강조했다. 미·중 전략 경쟁과 일본과의 갈등 구도 속에서, 한반도 문제를 매개로 한국을 외교적 협력 파트너로 보다 가까이 두려는 중국의 메시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