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보험사의 핵심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가용자본 확대에 따라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수익성 둔화와 2027년 도입 예정인 기본자본비율 규제는 중장기적인 건전성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6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해 9월말 경과조치 적용 후 보험회사의 평균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210.8%로 전 분기(206.8%) 대비 4.0%포인트(p) 상승했다. 업권별로는 생명보험사가 201.4%로 0.5%p 개선됐고, 손해보험사는 224.1%로 9.5%p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손해보험사의 경우 삼성화재(275.9%), DB손해보험(226.5%), 현대해상(179.8%), 메리츠화재(243.7%)의 지급여력비율이 개선됐지만, KB손해보험(191.2%)은 0.3%p 소폭 하락했다. 최근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롯데손해보험은 12.5%p 상승한 142%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킥스가 상승한 배경으로는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이 모두 늘어난 가운데, 가용자본 증가 폭이 더 컸던 점이 꼽힌다. 9월 말 기준 경과조치 적용 후 보험사들의 가용자본은 274조7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4조1000억원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3조3000억원, 주가 상승에 따른 기타포괄손익누계액 7조1000억원 증가가 반영됐고, 보험서비스계약마진(CSM)도 3조원 확대됐다.
같은 기간 요구자본은 130조3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4조3000억원 늘었다. 주가 상승에 따른 주식위험액이 6조5000억원 증가했지만, 듀레이션 갭 축소로 금리위험액이 2조2000억원 감소하면서 일부 상쇄됐다.
금리 환경은 우호적…“올해 자본 부담 더 완화 가능”
업계에서는 올해 역시 자본 부담이 전반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장기 금리가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 자본 비율 관리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현재 장기 금리가 상승하는 흐름이어서 일반적으로 생명보험사(생보사)의 경우 자본 비율 관리 부담이 다소 줄어드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지난해 상반기까지는 자본 비율이 많이 하락했으나, 올해는 다소 올라가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예은 애널리스트 역시 “지난해 금리 하락으로 기타포괄손익에서 손실이 발생했고, 이것이 자본 감소로 이어져 지급여력비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만약 장기 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거나 현 수준에서 하방 경직성을 보인다면, 기타포괄손실이 회복되면서 (손해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 하락을 어느 정도 완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수익성 악화는 변수로 지목된다. 최근 손해율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수익성이 약화될 경우, 일부 보험사는 자본비율 관리에 다시 부담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27년 기본자본비율 규제…경과 조치로 단기 압박은 완화
중장기적으로는 기본자본비율 규제 도입에 대한 대응력이 관건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2027년부터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킥스 비율)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당국은 2027년 1분기부터 기본자본 킥스 비율의 권고 기준을 80%, 규제 기준을 50%로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50%에 미달하는 보험사는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이 제도는 보험사들이 자본 확충 과정에서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 발행에 과도하게 의존해 온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취지다. 자본성증권은 순수자본에 비해 손실흡수력이 낮아 위기 대응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부담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기본자본비율이 50%에 못 미치거나 해당 수준을 간신히 유지하는 회사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생명보험사 가운데 IM라이프생명(-5.2%)과 KDB생명(32.4%)은 기본자본 킥스 비율이 50%에 못 미쳤고,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롯데손해보험(-16.8%), 하나손해보험(9.4%), 흥국화재(42.1%)가 규제 기준을 밑돌았다.
다만 경과조치 도입이 예고되면서 업계는 일단 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경과조치를 신청한 보험사는 2036년 1분기까지 규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적기시정조치가 유예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과조치 기간을 통해 보험사들이 단기 대응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자본 관리 전략을 수립할 가능성이 크다”며 “올해 급박하게 조치를 취하기보다는 보다 체계적인 자본 관리 계획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