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안정’ 택한 보험업계…CEO 연임 러시

‘경영 안정’ 택한 보험업계…CEO 연임 러시

기사승인 2026-01-08 06:00:13

수장 임기가 만료된 보험사들이 ‘경영 안정’을 앞세워 CEO 연임을 대거 택했다. 수익성 성장과 건전성 강화라는 두 과제를 얼마나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느냐가 향후 경영 성패를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장영근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대표 및 김영석 교보라이프플래닛(교보라플) 대표 등 주요 디지털 보험사 경영진과, 신한라이프를 제외한 다수의 지주 계열 보험사가 CEO 연임을 확정했다. 사업 구조 재편이 진행되는 국면에서, 경영진 교체보다는 현 체제를 유지해 조직 안정과 전략의 연속성을 확보하겠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디지털 보험사들은 출범 이후 아직 수익 구조가 안정 단계에 이르지 못한 곳이 대부분이다. 다만 일부 회사는 특정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차별화된 정체성을 구축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해외여행보험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비대면 가입과 간편한 보장 구조를 앞세운 디지털 상품이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해당 시장에서 뚜렷한 입지를 확보했다. 여기에 디지털 라이프·레저 영역으로 상품군을 확대하며 플랫폼형 보험사로의 모습을 구체화하고 있다.

교보라플 역시 지난해 생성형 AI 기반 옴니채널 상담 플랫폼 구축, 디지털 보장 분석 프로그램 도입, 데이터 기반 상품 리스크 사전 심사, 플랫폼 제휴를 통한 해외 사업 진출 등 디지털 보험사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디지털 보험사는 단기 실적보다 산업 혁신과 새로운 시도를 위한 존재”라며 “이번 연임은 현재의 사업 방향과 성장 전략을 이어가겠다는 판단으로, 기존 CEO에게 힘을 실어준 인사”라고 설명했다. 

지주 계열 보험사들의 연임 기조도 같은 맥락이다.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 등이 연임을 확정했다.

구본욱 KB손해보험 대표는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조직 안정과 경영 연속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는 디지털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장기보험을 축으로 영업 구조를 재편하며 체질 개선을 가시화했다는 점이 주효했다. 남궁원 하나생명 대표 역시 보장성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안정적인 운용 성과를 통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점이 연임 배경으로 꼽힌다. 신한EZ손해보험은 강병관 대표의 임기를 1년 연장하며, 적자 축소와 킥스(K-ICS) 비율 309.9%의 건전성을 바탕으로 디지털 손보 시장에서 신사업을 모색할 시간을 부여했다.

다만 연임에 성공한 CEO들은 올해 우호적이지 않은 업황 속에서 ‘성장’과 ‘건전성’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올해 생명보험 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전년 대비 다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손해보험 산업 역시 성장세 둔화 속에서 수익성 정체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보험사들은 성장뿐 아니라 재무 건전성 관리에도 한층 더 신경 써야 하는 상황이다. 보험부채 산출 기준 변경과 요구자본 산출 방식의 정교화로, 실제로 보유한 자금인 가용자본은 줄어드는 반면 대규모 보험금 지급 등에 대비해 필요한 요구자본은 늘어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한상용 한국금융연구원 보험·연금연구실장은 “자본성 증권 발행 등을 통한 자본 확충에도 불구하고 해지 위험 산출 기준 강화, 할인율 하락, 보유 계약 증가에 따른 위험 노출 확대 등으로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이 전반적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외형 성장과 함께 건전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금융당국이 강조하는 인공지능(AI) 활용과 소비자 보호, 내부 통제 역시 올해 경영 전반에서 더욱 신경써 관리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김미현 기자
mhyunk@kukinews.com
김미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