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6시 기준 조회수 141만9600회, 댓글 1만5700개. 코미디언 강유미가 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좋아서 하는 채널’에 올린 ‘중년남미새’ 영상의 스코어다. 제목 그대로 여자보다 남자를 훨씬 더 아끼는 한 중년 여성의 일상적인 대화를 독백으로 연기한 영상인데, 공개 7일째에도 여전히 뜨겁다. 조회수와 댓글수 모두 증가세다. 그러나 이 추이를 단순 재미에 따른 흥행으로만 해석하긴 어려워 보인다. 공감한다는 의견과 혐오라는 지적이 엇갈리는 가운데 댓글창은 ‘미투’(Me too)의 장이 된 모양새다.
제각기 영상 속 인물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이에 대한 경험담을 공유하고 있지만, ‘미투’의 주체는 10대 여학생들이다. 강유미가 청소년기 아들을 뒀다는 설정이 이들을 결집시킨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강유미는 영상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요즘 남자애들 키우기 어렵지 않냐고? 아니? 요즘 남자애들이 여자애들 눈치 더 많이 보잖아. 그럼. 야, 나는 학교에서 여자애들이 때리면 같이 때리라고 그래. 시대가 어느 땐데 맞고만 있으라고 그래. 요즘 영악해도 여자애들 보통 아닌데.” 이 대사가 그간 남학생들의 부적절한 행위를 목도한 여학생들에게 트리거로 작용한 셈이다.
호소에 가까운 이들의 폭로는 새로고침을 할 때마다 추가되고 있지만 그 내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남자 학우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거나 여자와 상대방 가족을 비하하는 발언을 일삼는다는 댓글이 주를 이룬다. 남학생이 여학생과 여교사를 상대로 딥페이크물을 제작했다가 발각됐다는 증언도 적지 않다. 공개 초반에는 해당 영상을 풍자로 볼 것인지 조롱으로 해석할 것인지 논쟁이 벌어졌으나 이젠 전혀 다른 양상이다. ‘아들을 둔 중년 여성의 문제적 가정교육이 학교에 끼치는 악영향’이라는 파생 의제가 부상하면서, 영상의 의미는 확장되고 파급력은 증폭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콘텐츠 특유의 ‘하이퍼리얼리즘’이 자리한다. 물론 아들을 키우는 모든 중년 여성을 강유미의 묘사만으로 일반화하는 것은 위험하다. 중년 남성 역시 자식을 교육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모든 책임을 여성에게 지우는 것도 부당하다. 하지만 ‘그래서 강유미가 연기한 인물이 실제로 있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끄덕일 가능성이 높다. 남녀공학 중학교에서 재직 중인 7년 차 교사 A 씨는 쿠키뉴스에 “남학생의 성희롱성 발언과 물리적 성추행은 만연하다. 종종 여학생이 동참하는 경우도 있지만 타깃은 역시 여학생이다. 성별이 역전된 상황은 들은 적도 목격한 적도 없다”며 “문제 행동을 한 남학생 학부모는 대개 ‘우리 애는 괜찮은데 친구가 부추겨서 그랬다’, ‘그게 이렇게까지 할 일이냐’ 같은 반응”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실 기반 콘텐트라고 해서 정당하다고 볼 수 있는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불편한 진실을 꼬집은 데서 오는 통쾌함이 있다고 해도, 강유미의 영상은 ‘여성을 혐오하는 중년 기혼 여성’으로 범위만 좁혔을 뿐 결국 여성혐오의 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계를 지닌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지점은 10대 여성들이 이를 계기로 목소리를 내면서 영상으로 촉발된 개인적 감정이 사회적 논의로 전환됐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 B 씨는 “영상이 하나의 현상이 됐다. 이는 강유미가 일부 중년 여성의 태도를 집약적으로 잘 담아냈다는 방증”이라면서도 “지금의 반응은 강유미도 예상 못하지 않았겠나. 연기자로서는 훌륭하지만 ‘여성혐오’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의도했다면 그것이 사실일지라도 여러 성향을 압축해 한 인물로 묶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조금 더 했을 것 같다. 이 영상이 유의미한 이유는 본인이 겪고 있는 현실을 고발하는 10대 여성들의 댓글”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