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베네수 석유자원 통제 본격화…경제 이권 확보·中견제

美, 베네수 석유자원 통제 본격화…경제 이권 확보·中견제

기사승인 2026-01-08 10:32:06
베네수엘라 푸에르토 카베요 지역의 정유시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의 제재로 수출이 막힌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인수해 대신 판매하고, 해당 수익금의 사용처까지 결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베네수엘라 에너지 자원에 대한 통제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7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에 따르면, 미국은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3000만~50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넘겨받아 시장에 팔고 그 수익금의 사용까지 통제하기로 베네수엘라 정부와 합의했다고 밝혔다. 해당 원유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가한 제재 및 수출 봉쇄 때문에 다른 나라에 판매하지 못하고 저장고, 유조선 등에 쌓아둔 물량이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임시 정부 당국이 그 원유를 미국에 넘기기로 합의해 곧 여기에 도착할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는 이 원유를 국제시장에서 판매하는 절차를 이미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원유 판매 수익금은) 미국 정부의 재량에 따라 미국인과 베네수엘라인의 이익을 위해 분배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정부를 압박해 원하는 정책을 도입하고, 미국 석유기업에 유리한 사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원유 판매를 직접 통제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원유 판매가 이번 3000만~5000만 배럴로 끝나지 않고 “무기한(indefinitely)”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건은 트럼프 행정부가 원유 판매 수익을 실제 어떻게 사용할지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행정부 인사들은 ‘베네수엘라 국민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거듭 주장하고 있지만, 그간 ‘미국 우선주의’를 바탕으로 ‘서반구(아메리카 대륙과 그 주변) 장악력 강화’를 목표로 내세워 온 트럼프 행정부의 말을 그대로 믿긴 쉽지 않다.

이에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안정화 과정에서 발생한 비용을 정산하고, 마두로 전임자인 우고 차베스 정권 시절, 석유산업 국유화로 인한 미국 기업들의 손해를 보상받게 한다는 명분으로 판매 수익 일부를 떼어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미국은 베네수엘라 석유 생산능력의 현대화와 확장에 필요한 장비와 부품, 서비스의 수입을 허가할 계획이며, 여기에는 미국과 다른 국제 에너지 기업의 기술, 전문성, 투자가 포함될 것이라고 에너지부는 설명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셰브런, 코코노필립스, 엑손모빌 등 석유 대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 투자해 석유 생산을 늘리기를 촉구하고 있다. 라이트 장관이 이들 기업과 대화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오는 9일 백악관에서 주요 기업 경영자들을 만날 계획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통제는 중국 등 세력에 대한 견제와도 연관이 있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에 개입하는 이유로 석유 이권 외에 중남미 지역에서 중국과 러시아, 이란 등 적대적인 세력의 영향력 배제와 미국으로 밀매되는 마약 차단을 언급해 왔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과의 이번 협상에서도 “베네수엘라가 중국, 이란, 러시아, 쿠바 등과의 경제협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원유 생산을 미국하고만 협력하고, 중질유를 판매할 때 미국 기업을 우선하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미국의 요구가 관철될 경우 베네수엘라산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었던 중국은 대체 조달처를 확보해야 하는 등의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