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처럼 유연한데 열에도 강하다'…... 고성능 6G 통신 소자 개발

'비닐처럼 유연한데 열에도 강하다'…... 고성능 6G 통신 소자 개발

기사승인 2026-01-08 13:16:50
고성능 유연 RF 스위치 구조. UNIST 제공

비닐처럼 얇고 유연하면서도 뜨거운 열을 견딜 수 있는 차세대 고성능 통신 반도체 스위치가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공학과 김명수 교수팀은 단국대학교 김민주 교수팀과 공동으로 고성능 유연 무선 주파수(RF) 스위치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RF 스위치는 신호 간섭을 막고 전력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통신 부품이다. 상용화된 RF 스위치는 딱딱하고 접히면 금 가기 쉬운 무기물을 기반으로 한다.

이에 따라 RF 스위치로 ‘폴더블 휴대폰’은 만들 수 있어도 완전히 돌돌 말리거나 입을 수 있는 수준의 통신 기기를 만들 수 없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RF 스위치는 비닐처럼 얇고 유연한 고분자를 기반으로 함에도 불구하고 내열성이 뛰어나고 무기물 RF 스위치와 맞먹는 통신 성능을 지녔다. 

실제 실험에서 이 RF 스위치는 128.7℃의 고온 환경에서도 10년 이상 데이터가 유지될 수 있는 수준의 안정성을 보였다. 

통신 성능 검증 실험에서는 5G와 6G 통신의 주요 주파수 대역인 밀리미터파(mmWave) 대역을 포함해 최대 5.38테라헤르츠(THz)까지 신호를 안정적으로 전달하고 차단할 수 있었다. 

5.38테라헤르츠는 고분자 기반 스위치가 처리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 중 가장 넓은 범위로 현존하는 유기 고분자 스위치 중 최고 수준의 성능이다.

또 3600회 이상 반복해서 굽혀도 성능 저하 없이 정상 작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특수 고분자 소재인 'pV3D3'를 이용해 이 같은 RF 스위치를 개발할 수 있었다"며 "3차원 그물망 구조라 열에 강한 pV3D3를 머리카락보다 가는 금박 사이에 적층시켜 RF 스위치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압이 가해지면 금박에서 빠져나온 이온이 이동하면서 전기가 흐르는 길이 만들어지고 전압 방향이 바뀌면 이 통로가 끊어지면서 전류가 차단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며 "기계적 스위칭 없이 전류 흐름을 껐다가 켜는 멤리스터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김명수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연 소자는 열에 약하고 성능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깬 사례"라며 "향후 고온이나 굴곡진 환경에서도 작동해야 하는 차세대 웨어러블 통신 기기나 IoT 센서, 자율주행차량의 통신 시스템에 폭넓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재료 과학 분야 저널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에 실렸다.
손연우 기자
syw@kukinews.com
손연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