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 불똥 튄 전월세 시장…서울시 “민간 임대 주택 규제 완화로 해소”

부동산 대책 불똥 튄 전월세 시장…서울시 “민간 임대 주택 규제 완화로 해소”

전세는 찬바람, 월세는 최고가…오세훈 “정부에 규제 완화 요구할 것”

기사승인 2026-01-08 18:46:03
쿠키뉴스 자료사진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 전월세 시장 불안이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민간 임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비(非)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부에 민간 임대 사업자 규제 완화를 강력히 재차 요구하겠다”고 약속했다.

8일 부동산 빅데이터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이날 기준 2만2802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11건(27.7%) 줄었다. 그 대신 월세 물량이 같은 기간 2만29건에서 2만1420건으로 소폭 늘었으나, 가격지수는 지난달 131.2로 집계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일정 시점을 기준으로 주택 월셋값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주며, 지수가 100을 넘어 클수록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월세 수요가 몰리자 평균 가격도 1년 사이 10만원 넘게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셋값은 지난해 1월 134만3000원에서 12월 147만6000원으로 상승했다. 정부의 6·27 대책과 10·15 대책 등 부동산 시장 억제책이 이른바 ‘전세의 월세화’를 부추긴 탓이다.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른 전세 매물 급감이 월세 거래량 증가로 이어지면서 가격 상승을 자극했다.

이에 오 시장은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기업형 민간 임대 주택인 ‘맹그로브 신촌’을 찾아 “청년들 입장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이후 주거 공간 공급이 오히려 제한되고 있다”며 “(규제 완화 시) 수혜자는 국민과 젊은 층인데 이런 절규가 정부는 들리지 않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의 이번 행보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서울시 등록 민간 임대 주택 활성화 방안’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시는 비아파트를 중심으로 양질의 투자가 이뤄지도록 △금융 지원 △건축 규제 완화 △임대인·임차인 행정 지원 등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흐름으로 신규 민간 임대 사업자의 원활한 시장 진입을 위해 담보임대인정비율(LTV) 완화,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을 정부에 건의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기업형 민간 임대 주택 ‘맹그로브 신촌’에서 열린 민간 임대 사업자·입주민과의 간담회에 참석해 있다. 노유지 기자

이날 오 시장은 “지방 정부가 유인책을 내고 다양한 형태의 주거가 공급될 수 있도록 규제 완화책을 발표해도, 중앙 정부가 억제책을 쓰면 시장은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다”며 “이런 문제를 꾸준히 국토교통부에 건의하고 촉구하고 있지만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아무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시가 민간 임대 주택 공급을 전월세 시장 안정화의 키로 여기는 데는 이유가 있다. 현재 민간 임대 주택은 41만6000가구 규모로 전체 임대 주택의 약 20%를 차지한다. 민간 임대 주택은 6~10년 장기 임대, 5% 전월세 인상률 제한, 보증보험 가입 의무화 등으로 전세 사기 위험을 해소하며 그간 전월세 시장 안정화에 이바지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민간 임대 주택의 80%는 오피스텔·다세대주택·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로 이뤄져 있다. 1~2인 가구를 비롯해 서민·청년·신혼부부의 주요 거주 공간 역할을 수행하며, 임차로 거주하는 청년 가구 중 비아파트 거주 비율은 2024년 기준 82.8%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는 앞서 공개했던 등록 민간 임대 주택 활성화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오 시장은 같은 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서도 “전월세 시장마저 망가뜨릴 작정이냐”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직격했다. 그는 “민간 임대 주택은 서울의 주택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핵심 축”이라면서도 “10·15 대책 이후 임대 매물이 대폭 줄어들고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서울시와 소통을 통해 주택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밝혔지만, LTV 규제 완화, 종부세 합산 배제 적용 등 시의 요구에 진전된 답변이 없다”며 “시민의 삶을 옥죄는 전월세 시장의 혼란을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책임 있는 답변을 내놓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유지 기자
youjiroh@kukinews.com
노유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