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시위 유보 속 장애인 이동권 갈등…“정치가 제 역할 해야” [법리남]

전장연 시위 유보 속 장애인 이동권 갈등…“정치가 제 역할 해야” [법리남]

전장연, 2021년 12월부터 탑승 시위 이어와
서미화 “이동권은 혜택이 아닌 당연한 기본권”

기사승인 2026-01-09 06:00:11
#[법리남]은 기존 [법안+리드(읽다)+남자]의 줄임말로 법안에 대해 쉽게 풀어낸 새로운 코너입니다.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22대 국회의원들의 법안들을 편하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난 7일 지하철 4호선 혜화역 플랫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월 지방선거까지 지하철 연착을 유발하는 탑승 시위유보’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애인 이동권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되는 가운데, 이를 제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지난 2021년 12월3일부터 지하철역에서 탑승 시위를 이어오며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해 왔다. 이들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지방자치단체가 교통약자법에 명시된 권리와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장연은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과정에서 여전히 물리적·제도적 장벽에 가로막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엘리베이터 미설치 역사, 접근이 어려운 광역 이동수단, 제한적인 이동지원 서비스 등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 사이에서는 비판도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며 승객 이용에 불편이 발생했고, 공사 직원과 경찰의 제지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도 벌어졌다는 것이다.

최근 정치권과의 논의 일정이 잡히면서 전장연은 탑승 시위를 일시적으로 유보했다. 다만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에서 유사한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시위가 아닌 법과 제도를 통한 이동권 보장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행법은 교통약자의 이동권 보장을 명시하고 있으나, 제한적인 이동편의시설과 서비스 제공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이동권을 권리가 아닌 편의 제공으로 규정하고 있어 의미를 퇴색시킨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현재 국회에는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법안이 계류돼 있다. 서미화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24년 5월30일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법률명을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을 위한 법률’로 변경하고, 버스·택시·해운·항공·철도 등 모든 교통수단에 교통약자 이용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혼재돼 있는 지원 계획의 수립 주체를 국가, 광역, 기초 단위로 구분하여 정리하고, 계획 수립 과정에서 이동권 관련 단체가 참여해 이용자 중심의 실효성 있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게 했다. 아울러 교통약자지원센터의 기능을 확대해 이동지원차량 운영뿐 아니라 이동과 관련된 전반 업무를 관장해 책임 소재를 명확하게 했다.

이와 함께 교통약자를 위해 시·청각 서비스를 추가하고 국토교통부가 관련 서비스 전면 보급을 위해 교재 등을 개발하게 했다. 그리고 개인형 이동수단(PM)으로 인한 교통약자의 보행환경 제한을 해결하기 위해 이동수단 주차 시 점자보도블록, 보행 진로 등을 확보하고자 했다.

서 의원은 이날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동권은 장애인에게 혜택을 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국민으로서 당연히 보장돼야 할 기본권”이라며 “지하철 시위가 계속되는 이유는 당사자의 요구가 과도해서가 아니라,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국회가 책임지고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법’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며 “법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갈등은 계속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유병민 기자
ybm@kukinews.com
유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