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이 부른 메모리값 급등…갤럭시·가전 완제품 가격 인상 압박 커진다

AI 붐이 부른 메모리값 급등…갤럭시·가전 완제품 가격 인상 압박 커진다

기사승인 2026-01-08 17:40:31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DX부문장)이 현지시간 5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6 현장에서 열린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가격 인상에 질문에 대해 답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여파로 스마트폰과 노트북, 가전 등 전 제품군의 가격 조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공지능(AI) 산업 확대로 핵심 부품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가전·IT 업계 전반으로 가격 인상 압박이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세로 D램‧낸드플래시 등 핵심 부품 가격 상승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메모리 가격은 지난해 4분기 40∼50% 급등한 뒤 올해 1분기와 2분기에도 각각 40∼50%, 20%의 추가 상승을 전망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 ‘CES 2026’에 참석 중인 이원진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은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반도체 공급 문제로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 제품군의 가격 재조정을 시사했다.

이 사장은 “반도체 공급에 문제가 생길 것이고 이는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가격은 오르고 있으며 소비자에게 이러한 부담을 전가하고 싶지는 않지만 결국에는 제품 가격 책정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핵심 부품 가격 인상과 불리한 시장 환경 속에서도 ‘갤럭시 S25 시리즈’의 국내 출고가를 동결하며 2년 연속 가격을 유지했다. 특히 신제품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역시 출시 전 400만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359만400원으로 책정하며 가격 경쟁력 확보에 나섰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장 부사장은 지난달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메모리 가격 등 여러 가지 문제로 가격이 계속 치솟고 있지만 대국적인 결단으로 해당 가격을 만들어냈다”라고 말했다.

다만 가격 동결 기조가 계속 유지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 경험(DX)부문장 역시 CES 2026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주요 부품 재료비로 인해 제품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것이라 답했다. 삼성전자가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는 하나 가격 동결 기조가 깨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메모리 가격 상승 여파는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국내외 노트북‧스마트폰 등 가전 업계에 치명타가 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샤오미는 ‘샤오미 17 울트라’를 출시하며 가격을 전작 대비 약 10% 인상했다. 영국 PC 제조사 라즈베리파이는 지난해 12월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 PC‧서버 제조업체 델도 가격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대만 PC 제조사 에이수스도 지난 5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밝히는 등 메모리 여파로 인해 전략적 가격 조정이 시행되고 있다. 또 메모리 반도체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등에 탑재되기에 산업 전반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아직까지 가격을 올리지는 않았으나 메모리 확보는 누구도 자유롭지 않은 상태”라며 “현재 메모리 수요를 공급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어 공급망 다변화 등 대책 마련을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메모리 수급난은 맞으나 공급이 끊겨 공장 가동이 멈춘 상황은 아니기에 삼성전자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정우진 기자
jwj3937@kukinews.com
정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