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1일 ‘특혜·공천헌금 의혹’ 등으로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사퇴하면서 공석이 된 원내대표와, 지방선거 출마로 비어 있는 최고위원 3명에 대한 보궐선거를 치른다. 당과 원내 지도부 전열을 동시에 재정비하는 만큼, 선거 결과에 따라 당 운영 기조에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비당권파로 분류되는 후보들이 선출될 경우 당 운영 방향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이날 보궐선거를 통해 원내대표 등 지도부 전열을 재정비한다. 이번 원내대표 보궐선거는 김 전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에 따라 한병도·진성준·박정·백혜련 의원(기호순) 간 4파전으로 치러진다. 원내대표 선출에는 의원 투표 80%, 권리당원 투표 20%가 반영된다.
후보자들은 김 전 원내대표의 각종 의혹으로 촉발된 선거인 만큼, 당의 혼란을 수습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네 후보 모두 출마의 변에서 당의 혼란과 공백 수습, 여당의 책임과 리더십 회복, 국정 공백 최소화, 혼란의 조기 종식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재명 정부와의 소통을 두고도 비슷한 기조를 보였다. 전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열린 원내대표 후보자 토론회에서 박정 의원은 “원내대표가 되어 법률과 예산으로 이재명 정부를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진성준 의원은 “당이 이런 윤리 의식과 정무·정책으로 과연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튼튼하게 뒷받침할 수 있겠느냐”며 “당의 위기를 수습·돌파하고 지방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혜련 의원도 “중차대한 시기에 여당 스스로 국민 신뢰를 흔들었다”며 “위기를 빠르게 수습하고 신뢰를 회복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병도 의원은 “비상 시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갖고 청와대와 호흡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며 “오직 이재명 정부 성공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네 후보 간 뚜렷한 차별점이 부각되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확실한 ‘1강’ 구도가 없는 만큼 결선투표까지 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네 후보 모두 당 혼란 수습과 당정청 소통을 강조하고 있어 정책적 차별성이 크지 않고, 표심이 분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원내대표 선거에서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상위 득표자 2명을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원내대표 보궐선거 권리당원 투표는 10일 오후 4시부터 11일 오후 4시까지 24시간 진행된다.
같은 날 최고위원 보궐선거 결과도 발표된다. 최고위원 보궐선거에는 당권파·친청(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문정복·이성윤 후보와 비당권파·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히는 강득구·이건태 후보가 출마했다. 앞서 최고위원 후보로 나섰던 친명계 유동철 부산 수영지역위원장은 후보 사퇴를 표했다.
유 후보의 사퇴로 이번 최고위원 선거는 친명계와 친청계가 2대2 구도로 맞붙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후보는 지난 6일 “선거 과정에서 이재명 정부 성공보다 1인 1표 논쟁만 난무했다”며 “1인 1표가 중요하고 반드시 이뤄져야 하지만, 이것이 내란 청산과 국민주권정부 성공보다 우선인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최고위원 후보에서 사퇴한다”고 설명했다.
당대표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동일하게 하는 ‘1인 1표제’는 정청래 대표의 핵심 공약이다. 문정복·이성윤 후보는 당선 즉시 1인 1표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반면, 비당권파 후보들은 성급한 제도 도입에 우려를 제기해 왔다. 지역 균형과 전국 정당의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보완 장치로서 대의원제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건태 후보는 유 후보의 사퇴와 관련해 “이건태가 최고위원이 된다면 반드시 당의 단결과 혁신을 향한 유동철 후보의 의지를 이어받아 그 뜻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강득구 후보도 “유동철 후보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민주당은 전략지역에 대한 지원과 전국 정당화에 대한 고민, 지구당 부활을 해야 한다. 그 뜻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최고위원 보궐선거는 중앙위원 투표와 권리당원 투표를 각각 50%씩 반영해 9일부터 11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한편 원내대표와 최고위원 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면서 당 최고위원회 9명 중 4명이 교체된다. 이에 따라 민생·개혁 과제 추진과 야당과의 관계 조율 등 민주당의 당 운영 기조에 일정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