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뻔해서 웃기다. 권상우 표 코미디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 그래서 매력적이다. 짧은 러닝타임, 직관적인 제목만큼 군더더기 없이 피식대게 만드는 영화 ‘하트맨’이다.
‘하트맨’(감독 최원섭)은 돌아온 남자 승민(권상우)이 다시 만난 첫사랑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그녀에게 절대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코미디다.
대학 시절 그룹 앰뷸런스 보컬이었던 승민은 미모의 새내기이자 첫사랑인 보나(문채원)를 공연에 초대한다. 그러나 보나를 위한 곡을 부르려던 찰나 뜻밖의 봉변을 당하고, 보나가 이민을 가면서 둘의 관계는 끝난다. 세월이 지나 승민은 이혼 후 딸 소영(김서헌)을 키우며 악기 판매점을 운영 중이다. 어릴 적 꿈도 사랑도 잊고 살던 그때, 보나와 운명처럼 재회한다. 두 사람은 드디어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기쁨도 잠시, 승민은 ‘노키즈’(No Kids)를 외치는 보나에게 딸의 존재를 숨기고 만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 거짓말에서 출발한다. 웃음 포인트 역시 이러한 설정에서 비롯된다. 집으로 오겠다는 보나의 전화에 헐레벌떡 딸의 물건들을 치웠다가 딸이 돌아오기 전 인테리어를 되돌려 놓는 시퀀스, 원대(박지환) 부부가 둘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할 때마다 들이닥쳐 딸을 맡기는 신 등이 예다. 누구나 예측하고도 남을 전개지만 속도감 있게 펼쳐져 지루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사실 ‘하트맨’의 진짜 재미는 따로 있다. 극 초반까지만 해도 사랑의 장애물로만 알았던 소영이다. 소영은 승민이 보나에게 자신의 존재를 숨긴 사실을 알게 되지만 의외로 크게 상처받지 않는다. 오히려 보나의 ‘트라이’(트라우마)를 걱정해 거짓말을 권장하고 본인도 동참한다. 이렇게 살짝 비튼 클리셰는 기대보다 강력한 유머 코드로 작용한다. 특히 아역 배우 김서헌의 사랑스러운 연기가 발군이다. 어떤 대사든 실존하는 인물처럼 소화하는데, 권상우의 말대로 “그 나이대 아이처럼 자연스레 연기해” 미소를 유발한다.
이밖에도 권상우의 대표작 ‘천국의 계단’ 명대사 ‘사랑은 돌아오는 거야’를 활용한 개그, 보정 하나 없이 20대 초반 록밴드 시절을 뻔뻔하게 연기한 권상우·박지환의 투혼(?), ‘국민 첫사랑’ 대표 배우들에 비견될 만한 문채원의 미모는 작품을 탄탄하게 받치며 ‘아는 맛’을 질리지 않게 요리한다. 한 끼 때우기엔 손색없다. 1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상영시간 100분. 쿠키영상 없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