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공백 겹친 LH…경영 부담도 가중

리더십 공백 겹친 LH…경영 부담도 가중

기사승인 2026-01-13 06:00:16
경기도 광명시 LH 광명시흥사업본부. 박효상 기자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이상욱 전 부사장의 퇴임으로 사장 ‘대행의 대행’ 체제에 들어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산적한 주택 공급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조속한 사장 인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LH는 이한준 전 사장 퇴임 이후 사장 직무대행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이 전 사장은 임기 만료를 3개월 앞둔 지난해 8월 사의를 표명했으며 같은 해 10월 면직 처리됐다. 이후 이상욱 전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아왔으나, 이달 사의를 표명하면서 사표가 수리됐다.

문제는 신임 사장 선임 절차가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전 사장이 퇴임한 이후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사장 공모는 올해 1월 중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LH는 외부인사를 제외하고 전·현직 LH 인사 3명을 후보로 추천했다. 해당 후보들은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추천됐으나, 안건은 상정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추천 후보자 모두가 내부 출신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사실상 반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LH 개혁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내부 인사가 수장을 맡을 경우 조직 개편과 정부 정책 이행에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은 이 부사장에게 “외부에 훌륭한 사람이 없어 내부 사람 중에서 사장을 뽑기로 한 거냐”고 질타했다.

LH 내부 규정상 사장 직무는 상임이사 가운데 한 명이 승계하도록 돼 있다. 현재 조경숙 주거복지본부장이 직무를 대행할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이 역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주거복지본부장이 신규 공공주택 공급 확대와 내부 개혁 과제 등 방대한 업무를 모두 소화하기에는 부담이 커서다.

사장 공백에 경영 부담까지

LH의 리더십 공백은 LH의 역할이 확대되는 시점과 맞물리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정부는 9·7 공급 대책을 통해 공공택지 공급 방식을 기존 민간 매각 중심에서 LH가 직접 시행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LH가 공공택지를 민간 건설사들에게 매각하는 과정에서 ‘땅 투기’를 조장하고 주택 가격 상승을 부추긴다는 비판이 이어져서다. 대책에 따라 LH는 약 6만 가구를 직접 시행으로 공급해야 한다. 민간 매각 예정이던 공공주택 용지의 매각을 중단하고 지구계획 변경을 통해 LH가 시행을 맡고 시공은 민간이 담당하는 ‘도급형 민간 참여 방식’이 적용된다.

LH가 직접 시행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경영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LH는 지난해 상반기 42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24년 상반기 556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비교하면 적자 전환이다. 이는 2020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대 영업손실이다. 같은 기간 매출은 6조8336억원으로 전년 동기(9조5695억원) 대비 28.6% 감소했다.

재무 구조에 대한 부담도 가중될 전망이다. LH의 부채비율은 현재 200%대를 유지하고 있다. △2020년 233.6% △2021년 221.29% △2022년 218.73% △2023년 218.32% △2024년 217.69%로 그동안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여왔지만, 직접 시행 확대가 본격화될 경우 투자·차입 부담이 늘어나 부채비율이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LH의 리더십 공백이 직접 시행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조속한 사장 인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미국 IAU 교수)은 “LH의 사장이 없는 상황에서 직접 시행과 같은 대규모 정책을 추진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더불어 직접 시행에 대한 뚜렷한 대안도 없는 데다 택지 매각 역시 중단된 상태에서 주택 공급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어떤 조직이든 리더가 있어야 의사 결정이 빨라지고 추진력이 생긴다”며 “현재처럼 ‘대행의 대행’ 체제가 이어질 경우 주택 공급 전반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reason@kukinews.com
이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