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뇨, 나이 탓으로 넘기면 치료 시기 놓친다"

"야간뇨, 나이 탓으로 넘기면 치료 시기 놓친다"

밤에 깨는 횟수 늘면 낙상·만성피로 위험
기록 기반 평가로 원인부터 구분 필요

기사승인 2026-01-22 15:00:52
김양후원장(서면엘비뇨기과제공)
나이가 들어갈수록 잠드는 시간이 중요하고 7시간 이상 자야한다는 것은 건강상식에 해당한다. 그래서 10시 이전에는 잠들고자 만반의 준비를 한다.

식사는 7시전에 가볍게 했고 따뜻한 물로 샤워도 했다. 그리고 화장실가서 소변도 미리 보고 양치도 했으니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는 깊은 잠에 빠질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잠이 깊어질 즈음 다시 눈이 떠진다. 화장실이 가고싶다. 좀 더 참아볼까? 참으려니 잠을 잘 수가 없어서 다녀오기로 한다. 자정을 간신히 넘긴 시간에 깨고 말았다. 오늘도 아침까지 푹 자는 작전은 실패하고 말았다.

화장실에 몇 번 다녀오다보면 어느새 아침이다. 자는 둥 마는 둥 시간이 흐르고 개운한 아침을 맞이한 지가 언제인지 모르겠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면 사람들은 대개 '나이가 들어서'라고 단정한다. 하지만 야간뇨는 단순 노화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야간뇨는 밤에 자는 동안 배뇨 때문에 한 번 이상 잠에서 깨는 상태를 말한다. 1~2번의 기상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수 있지만 횟수가 늘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삶의 리듬이 무너진다.

야간뇨의 치료의 핵심은 소변이 많아진 것인지 방광이 버티지 못하는 것인지 잠이 얕아져서 소변 신호에 민감해진 것인지부터 구분하는 데 있다.

밤에 생성되는 소변량이 늘어나는 야간다뇨, 방광 저장 기능 저하, 전립선비대증 같은 배뇨장애, 과민성 방광, 수면무호흡증과 같은 수면 질환, 이뇨제 복용이나 저녁 과도한 수분·알코올 섭취 등 원인은 겹쳐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증상만 보고 물을 줄이거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면 탈수나 변비, 혈압 변동 같은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는 비뇨기과 병원에서도 야간뇨를 호소하는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직장인 밀집 지역인 서면 일대는 야근과 회식, 늦은 식사 습관이 겹치면서 '밤에 자주 깬다'는 호소가 많다.

부산 비뇨기과에서 30년간 진료를 해온 필자는 "야간뇨는 단순히 소변 문제로 끝나지 않고 수면 부족, 집중력 저하, 낙상 위험, 우울감까지 이어질 수 있다.

원인에 따라 접근하면 증상 완화 여지가 크기 때문에 치료하지않고 참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손해다"라고 환자들에게 늘 이야기한다.

야간뇨증상의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평가하는 출발점은 의외로 간단한 기록이다. 취침 전후 수분 섭취량, 야간 배뇨 횟수, 배뇨량, 카페인·알코올 섭취, 복용 중인 약을 일정 기간 적어보면 원인 추정에 도움이 된다.

이후에는 전립선 상태, 방광 기능, 소변 검사, 필요 시 혈당·신장 기능 같은 전신 요인을 함께 살핀다.

치료 역시 한 가지 처방으로 끝나지 않는다. 생활습관 교정이 기본이 되고 전립선비대증이나 과민성 방광 등 진단에 따라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면 수면 평가로 연결해 다각도로 해결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야간뇨를 겪는 사람들은 대체로 물만 줄이면 된다거나 참다 보면 괜찮아진다는 식으로 문제를 축소한다.

그러나 야간뇨는 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 잠에서 깨는 횟수가 늘고, 낮 시간 피로가 누적되고, 일상 기능이 흔들린다면 더는 개인의 적응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다.

야간뇨는 원인을 찾는 순간부터 길이 열린다. 부산 비뇨기과 진료 현장에서 반복되는 결론도 같다.

밤을 지키는 첫걸음은 원인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신속한 치료의지다. 나이가 든다고 건강이 나빠지는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니다. 건강하고 싶으면 자고 먹고 내보내는 기초부터 지키기 바란다.

김양후대표원장(서면엘비뇨기과)

곽병익 기자
skyhero@kukinews.com
곽병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