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공보의 75% 증발…“수급 중단 시 전국 400개 읍·면 무의촌 전락”

5년 새 공보의 75% 증발…“수급 중단 시 전국 400개 읍·면 무의촌 전락”

매년 4월 편입 신규 의과 공보의 67% 줄어
尹정부 의대 증원 정책 후 공보의 수급난 가속
“복무기간 현실화, 공보의 수급 기반 회복 해법”

기사승인 2026-01-20 14:24:39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수급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최소 400곳 이상의 읍·면 지역이 의사 및 의료기관이 없는 ‘무의촌’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는 20일 성명을 통해 “2026년도 신규 의과 공보의 수급이 사실상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며 국방부와 병무청에 “일방적인 인력 감축안을 전면 철회하고, 복무기간 단축을 포함한 근본적 제도 개선에 즉각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공중보건의사는 의사·치과의사·한의사 자격이 있는 남성이 현역병으로 입대하는 대신 3년간 지역 보건의료 의사로 복무하는 제도다. 대공협에 따르면, 의과 공보의 수는 2020년 2463명에서 지난해 1192명으로 5년 새 약 5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년 4월에 편입되는 신규 의과 공보의는 742명에서 247명으로 약 67% 줄었다. 

대공협은 “올해 공보의 수급마저 단절된다면 5년 전 대비 4분의1 수준인 500명 선에 그칠 것”이라며 “지역의료를 떠받쳐온 핵심 인력의 75%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공협이 무의촌 지역을 자체 조사한 결과에선 2022년 하반기 기준 전국 보건지소 1275곳 중 459곳(36%)은 반경 4㎞ 이내에 민간 의료기관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공협은 “사실상 보건지소가 지역 내 유일한 의료기관 역할을 수행 중”이라며 “공보의 감축으로 보건지소 운영이 마비된다면 최소 400개 이상 읍·면 지역이 무의촌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공보의 수급 결정권은 국방부와 병무청이 쥐고 있다. 국방부가 병역 대상자 중 군의관 등을 우선 선발한 다음 나머지 인원을 공보의로 분류하는 식이다. 앞서 병무청은 지난해 3월 보건복지부에 향후 4년간 배치 가능한 공보의 자원을 712명으로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 계산하면 연간 178명 수준으로, 대공협은 “지역의료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란 입장이다.

공보의 급감의 원인으로는 현역병(18개월)보다 2배 이상 긴 복무 기간(37개월)이 꼽힌다. 현역병 입영을 택한 의대생은 2023년 249명에서 2025년 2881명으로 2년 만에 11.6배 증가했다. 특히 2024년 2월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 추진에 반발해 집단 휴학한 의대생 중 상당수가 공보의나 군의관 대신 현역병으로 입대하면서 공보의 수급난이 더욱 가속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공협은 “일반 사병의 복무 기간이 18개월까지 단축되는 동안 공보의는 수십 년째 37개월이라는 불합리한 틀에 갇혀 있다”며 “의대생 2469명 중 90% 이상이 ‘복무 기간이 24개월로 단축될 경우 공보의 및 군의관 복무를 선택하겠다’고 답한 조사 결과에 비춰볼 때 복무기간 현실화가 공보의 수급 기반을 회복할 가장 명확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와 병무청이 공보의 수급 결정권을 쥐고 있음에도 명확한 배정 원칙이나 중장기 계획을 제시하지 않아 현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복지부가 요청한 신규 공보의 규모를 전격 수용해 일방적 인력 감축안을 전면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재일 차기 대공협회장 당선인은 “신규 공보의 수급이 끊긴다면 지역의료는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기존에 제시된 수급 가이드라인을 전제로 현장이 대비해 온 만큼, 갑작스러운 인력 축소는 행정의 예측 가능성을 무너뜨리고 정책 신뢰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다”라고 비판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