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은’ 전략자산 부상…증권가, 고려아연 올해도 호실적 기대

‘구리·은’ 전략자산 부상…증권가, 고려아연 올해도 호실적 기대

-금속가격 상승과 고환율에 긍정적 영향...수요 증가와 증산에 올해도 기대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은 영향…미국 제련소는 밸류에이션 재평가 유도

기사승인 2026-01-20 15:26:01 업데이트 2026-01-20 15:30:50
울산 온산제련소를 방문한 최윤범 회장(맨 왼쪽)이 게르마늄 공장 신설 준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고려아연 제공

고려아연이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속 가격 상승과 고환율에 따른 수익성 개선에 더해, 구리 생산능력(CAPA) 확대와 은(銀) 가격 강세가 추가 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4분기 실적이 역대 최대 규모를 달할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이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4조7000억원, 영업이익 4068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8%, 영업이익은 238% 증가한 수준이다.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연간 기준으로도 최대 실적 경신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안 연구원은 지난해 금속 가격 급상승과 4분기까지 이어진 고환율을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았다.

올해 역시 성장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구리를 핵심 아이템으로 지목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 13일 톤(t)당 구리 가격은 1만3033달러로, 2024년 말 대비 38%, 지난해 11월 말 대비 5.9% 상승했다. 안 연구원은 고려아연이 지난해 퓨머(Fumer) 1개 전환을 완료하고 건식 제련 생산을 추가해, 지난해 3만3000t 규모였던 구리 생산량을 올해 5만t까지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아연 제련 부문에서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토호아연, 영풍 석포 등 글로벌 제련소의 가동 불확실성이 고려아연의 아연 제련수수료(TC)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이차전지 수요 증가에 따른 황산 가격 상승도 실적에 기여하고, 고려아연의 미국 자원순환 자회사들은 미국의 핵심광물 생산 확대를 위한 ‘리사이클링’ 정책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제련소 사업은 중장기 실적 성장 축으로 언급됐다.

안 연구원은 “경영권 분쟁 모멘텀 약화 이후 실적이 주가를 설명해주는 환경이 마련됐다”며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할 실적의 지속 가능 여부는 구리 15만톤 체제 완성, 희소금속 생산 증가로 기대해볼 만하고, 본사 생산능력의 약 50% 수준 규모로 투자될 미국 크루서블(Crucible) 프로젝트도 주목한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제공. 

여기에 최근 전략광물로 주목받으며 가격이 급등한 은(銀) 역시 고려아연의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철금속이 ‘전략자산’으로 격상되는 최근의 국제적 흐름을 강조했다. 공급 제약과 첨단산업 수요 확대가 맞물리며 단기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관련 기업의 가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 연구원은 고려아연의 핵심 아이템으로 은을 지목했다. 중국의 수출 통제와 안전자산 선호 트렌드가 은 가격 상승을 자극하는 만큼, 글로벌 공급량의 약 5~6%에 해당하는 연 2000t의 은을 생산하는 고려아연이 호실적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고려아연의 지난해 3분기까지 은 매출은 2조3460억원으로, 2024년 전체 은 매출액(2조3840억원)에 근접했다. 

새해에도 은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국제 은 현물가격은 트로이온스당 사상 최초로 9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같은 양을 생산하더라도 자연스럽게 수익성이 높아지는 구조가 형성되는 셈이다. 박 연구원은 미국 제련소 건설이 고려아연의 글로벌 친환경 소재 기업으로의 밸류에이션 재평가도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은은 단순 귀금속을 넘어 탈탄소와 전동화의 핵심 전략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첨단 산업의 비탄력적 수요가 폭발하면서 공급 부족이 이어지고 있는 반면, 은은 타 금속의 부산물로 생산되는 특성상 가격 상승에도 즉각적인 증산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가난한 자의 금’이라는 프레임을 벗고 전략적 통화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
임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