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공항도 문제없어”…KAC공항서비스, 현장서 ‘가족 친화’ 길 찾다 [가족친화기업, 현장을 묻다⑦] 

“24시간 공항도 문제없어”…KAC공항서비스, 현장서 ‘가족 친화’ 길 찾다 [가족친화기업, 현장을 묻다⑦] 

저출생과 인력난이 일상이 된 지금, 일과 삶의 균형은 기업과 사람이 함께 일하는 방식을 다시 묻게 한다. 가족친화 제도는 확산되고 있지만, 숫자만으로는 산업 현장의 변화를 온전히 설명하기 어렵다. 쿠키뉴스 산업부는 2026년 신년을 맞아 가족친화인증 기업을 직접 만나, 각 산업에서 가족친화 정책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를 기획 시리즈 [가족친화기업, 현장을 묻다]에 담았다. <편집자주>

기사승인 2026-02-03 11:00:11
조수행 KAC공항서비스 사장. KAC공항서비스 제공.

24시간 멈추지 않는 공항 현장에서도 ‘가족친화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교대‧야간근무가 일상인 공항서비스 산업에서 KAC공항서비스가 지난해 처음으로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획득하며 이 같은 질문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내놓았다.

KAC공항서비스는 전국 5개 공항과 3개 공항 지원시설에서 공공서비스를 수행하는 공항서비스 전문 회사다. 현장 근무 비중이 높고 근무 형태가 불규칙해, 일‧가정 양립 제도를 설계하고 정착시키기 쉽지 않은 조직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KAC공항서비스는 가족친화 제도를 ‘의무’가 아닌 ‘조직 문화’로 만들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형식 아닌 실제 쓰이는 제도로”

조수행 KAC공항서비스 사장은 최근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직원들이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느끼고, 장기적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었다”라며 “가족친화제도를 법이나 규정에 따라 형식적으로 운영하기보다,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가족친화기업 인증 도전 배경을 설명했다. 조 사장은 이어 “일과 삶의 균형이 존중될 때 조직에 대한 만족도와 일의 몰입도도 함께 높아진다”고 말했다.

KAC공항서비스가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점검한 부분은 제도의 ‘유무’가 아닌 ‘작동 여부’였다.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 근로시간 단축 같은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부담 없이 사용되고 있는지, 제도 이용 과정에서 눈치나 불이익은 없는지를 꼼꼼히 살펴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조 사장은 “제도가 있어도 현장에서 이용하기 어렵다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며 “직원들이 제도를 이용하면서 심리적 부담을 느끼지는 않는지, 관리자들이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가장 중점적으로 점검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현장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하고, 관리자 인식 개선과 내부 공감대 형성에 공을 들였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KAC공항서비스는 취업규칙과 인사규정, 성희롱‧성폭력 예방 지침 등 주요 규정을 정비해 제도 운영 기준을 명확히 했다. 휴직이나 휴가 사용을 이유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규정에 명시하고, 휴직 이후에도 동일 직군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한 점은 직원들이 제도를 보다 안심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출산 지원금 제도도 새롭게 도입해 지난해에는 자녀 1인당 100만원씩 총 16명에게 지급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가족친화기업 인증 과정에서 마주한 현실적인 어려움도 함께 언급했다. 그는 이번 인증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으로 인력 공백에 따른 서비스 품질 저하와 안전 문제를 꼽았다.

조 사장은 “공항 서비스 업무는 인력의 작은 변화가 현장 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제도를 도입하면서도 현장의 안정성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과제였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KAC공항서비스는 육아휴직이나 장기 휴가로 인한 공백에 대비해 기간제 대체 인력을 활용하고 있다. 단기적인 공백이 발생할 경우에는 유연한 인력 배치를 통해 현장 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하고 있다.

조 사장은 “완벽한 해법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한정된 예산과 운영 여건 속에서 제도가 현장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라며 “이를 통해 직원들이 제도를 활용하더라도 현장의 부담이 과도하게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는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 이용자는 2023년 1명에서 지난해 8명으로 늘었고, 가족돌봄 휴가‧휴직 이용자도 2024년 36명에서 지난해 66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자는 2024년 대비 지난해 세 배 이상 많아졌다.

조 사장은 “이 수치는 육아휴직과 돌봄 제도에 대한 조직 내 인식이 분명히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가족친화제도가 ‘특별한 제도’가 아니라 필요할 때 선택할 수 있는 ‘일상적인 선택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KAC공항서비스는 가족친화경영에 대한 직원 만족도 조사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개인적·가정적 어려움 발생 시 동료와 상사가 배려하고 이해해 주는 문화가 형성돼 있다’는 응답(100점 만점 중 79점)이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또 정시 퇴근 분위기와 불필요한 야간근무·회식이 줄었다는 평가도 이어졌다. 특히 교대·야간근무 비중이 높은 현장 직원들 사이에서 가족친화제도에 대한 심리적 저항감이 낮고, 관리자가 제도 사용을 장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조 사장은 “그동안 교대·야간근무 직원들은 가족친화 정책에서 다소 소외된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며 “이번 인증을 계기로 조직이 현장 직원들까지 책임지고 배려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분명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조직에 대한 신뢰와 안정감으로 이어지고, 결국 소속감과 몰입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AC공항서비스는 이번 가족친화제도 인증이 인재 유입과 장기 근속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사장은 “채용 과정에서 가족친화제도를 지속적으로 알린 결과 최근 정규직 채용에서 MZ세대 지원율이 높아진 것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신뢰가 입사 이후 장기근속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조 사장은 향후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공항서비스 업무상 교대·야간근무 중심의 구조로 운영되는 만큼, 유연근무제 적용에는 여전히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고, 제도 확대 과정에서는 현장 운영의 안정성과 직원 간 업무 형평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가족친화제도를 단기간에 완성된 형태로 만들기는 어렵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하면서 단계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가족친화 경영은 특정 업종이나 여건이 좋은 조직만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공항서비스처럼 현장 중심 산업에서도 의지와 고민이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의 삶이 안정될 때 조직도 지속 가능해지고, 그 안정성이 다시 서비스 품질과 사회적 신뢰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족친화·여가친화 인증이란

가족친화인증제도는 성평등가족부가 주관하는 제도로, 자녀 출산·양육 지원, 유연근무제 운영 등 일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는 근무 환경과 조직문화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과 공공기관에 인증을 부여한다.

KAC공항서비스는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2025년 처음으로 획득했다. 24시간 운영되는 공항 현장을 기반으로 한 조직이 인증을 받은 사례로, 가족친화제도가 현장 산업 전반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송민재 기자
vitamin@kukinews.com
송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