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KET 26SS, 일상의 자유를 설계한 여름의 실루엣 [시즌리포트]

ARKET 26SS, 일상의 자유를 설계한 여름의 실루엣 [시즌리포트]

트렌드 제시보다 일상 착용 경험을 앞세운 26SS 전략
여름 요소를 색·구조·실루엣에 기능적으로 반영

기사승인 2026-01-22 16:49:50 업데이트 2026-01-22 17:30:33
아르켓 26SS 컬렉션의 메인 남녀 셋업. 심하연 기자 

여름이 가진 빛과 물의 움직임을 26SS 컬렉션의 전체적인 실루엣으로 풀어낸다. ARKET(아르켓)의 2026년 봄·여름 컬렉션은 브랜드가 꾸준히 천착해온 ‘시대를 초월한 클래식’이라는 축 위에서, 착용감이라는 질문을 한층 구체적으로 다듬었다. 

일상에서 활용하기 쉬운 옷이라는 정체성은 유지하되, 이번 시즌 아르켓이 집중한 지점은 옷을 입었을 때 몸이 느끼는 자유로움이다. 여름이라는 계절에 맞춰 실루엣을 가볍게 조정하고, 옷이 몸의 움직임을 따라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설계했다. 편안함을 강조하지만, 단순히 느슨하거나 캐주얼한 인상으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이번 컬렉션의 출발점이다.

여름 호수에 비친 윤슬을 표현한 나시. 심하연 기자

이번 시즌 변화는 실루엣에서 가장 또렷하게 드러난다. 구조를 단단히 고정하기보다 힘을 빼고, 어깨·허리·암홀 등 움직임이 많은 부위에 여유를 둔 패턴이 반복된다. 이는 루즈 핏의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여름 옷이 가져야 할 경쾌함을 구조적으로 풀어낸 결과에 가깝다. 옷이 몸 위에 얹히는 느낌이 아니라, 몸과 함께 움직이며 흐르는 구조를 지향한다. 아르켓이 말하는 착용감은 소재의 부드러움 이전에, 옷의 설계 방식에서 출발한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컬러 역시 여름의 감각을 섬세하게 반영했다. 26SS 컬렉션은 북유럽의 호수와 여름의 물빛에서 영감을 받아 블루 계열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단순한 색상 차용에 머물지 않는다. 햇빛에 반사돼 반짝이는 윤슬, 수면 위에 옅게 퍼지는 빛의 농도처럼 미세한 톤 차이를 활용해 색을 쌓아 올린다. 강한 대비보다는 은근한 깊이를 택한 컬러 전략은, 여름 옷이 자칫 가볍고 평면적으로 보일 수 있는 위험을 피한다. 레이어링 시 색이 겹쳐지며 자연스럽게 깊이를 만드는 방식은 컬렉션 전반에서 반복된다.

아르켓 특유의 디자인 태도는 디테일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기본적인 클래식 아이템의 틀은 유지하되, 디테일에서 한 번 비트는 방식이다. 코트나 아우터에서는 셔링이나 주름을 활용해 직선적인 실루엣에 부드러운 곡선을 더하고, 셔츠와 팬츠 역시 절개와 봉제선을 최소화해 옷의 인상을 정제한다. 새로운 디자인을 강조하기보다, 기존 아이템의 구조와 디테일을 조정해 착용감과 인상의 차이를 만든다. 외형상의 변화보다는 실제 착용 시 체감되는 차이에 초점을 맞춘 접근으로, 이번 시즌에서도 아르켓의 일관된 디자인 방향성이 이어진다.

여름 시즌을 고려해 스포츠웨어의 장점도 자연스럽게 흡수했다. 스트레치, 경량성, 활동성을 갖춘 요소들이 일상복 안으로 스며들지만, 기능성을 전면에 드러내지는 않는다. 겉으로는 클래식한 옷처럼 보이되, 움직임을 방해하지 않는 구조와 촉감으로 일상과 업무, 여가를 유연하게 오갈 수 있도록 설계했다. 

남성복은 변화의 폭을 의도적으로 제한한다. 시즌 트렌드에 따른 과감한 변주보다는, 오랜 시간 반복 착용할 수 있는 클래식에 무게를 둔다. 대신 착용감과 실용성에서 차이를 만든다. 몸에 닿았을 때 불필요한 긴장감이 없고, 장시간 착용해도 부담이 적은 구조다. 

아르켓 26SS의 신발과 가방, 액세서리 컬렉션들. 심하연 기자

액세서리 역시 컬렉션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가방과 슈즈, 귀걸이와 목걸이까지 폭넓게 구성하되, 시즌성보다 소장 가치를 기준으로 설계했다. 특히 여름 시즌임에도 스웨이드 슈즈를 포함시킨 점은 상징적이다. 기후보다 라이프스타일을 우선하는 북유럽 브랜드 특유의 감각이 반영된 선택이다. 옷과 액세서리를 한 시즌 소비재가 아니라, 옷장 안에 오래 남는 물건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드러난다.

이번 컬렉션은 소비자에게 ‘여름 옷은 가벼워야 한다’는 익숙한 공식을 세련된 방식으로  인식시키는 옷들이다. 첫인상은 차분하고 클래식하지만, 실제로 입었을 때 드러나는 실루엣의 유연함과 착용감에서 차이가 읽힌다. 몸을 조이지 않고 흐르듯 떨어지는 구조, 과하지 않은 색감의 레이어링은 일상 속 움직임과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여름을 위한 옷이지만 계절성에만 기대지 않고, 출퇴근과 일상, 휴식의 경계를 넘나들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도가 높다.

한편 아르켓의 26SS 컬렉션은 2월부터 순차적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