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산업, 기후대응과 경제발전의 핵심…패러다임 바꿔야” [현장+]

“물산업, 기후대응과 경제발전의 핵심…패러다임 바꿔야” [현장+]

- 기후부, 산업계·학계 모인 ‘물산업 전망 2026’ 개최
- ‘잦은 홍수·가뭄’…극단적 기후변화, “중장기 패러다임 세워야”
- “산업용수 등 경제서도 물인프라 중요…글로벌 표준 선점 필요”

기사승인 2026-01-22 16:57:45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제1차관이 22일 더플라자호텔(서울 중구)에서 열린 ‘물산업 전망 2026’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김재민 기자 

기후변화로 홍수·가뭄 등 극단적 자연재해의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기후위기 대응 및 글로벌 산업·경제 주도권 선점을 위해 물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금한승 기후에너지환경부 제1차관은 22일 더플라자호텔(서울 중구)에서 열린 ‘물산업 전망 2026’에서 “갈수록 기후위기가 심각해짐에 따라 물관리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어, 물산업 구조 내에서의 시너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먼저 노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후위기를 기회로: 첨단 기후테크로 미래 물산업의 도약’을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물산업 관련 산업계·학계·공공기관 관계자들이 서로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유철상 한국수자원학회장(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은 “기후변화로 최근 극심한 폭염과 가뭄, 해수면 상승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의 수도권은 오랜 기간 동안 소양강댐과 충주댐에 수자원을 의지해 왔는데, 각각 50년 전, 40년 전 건설한 댐이기 때문에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또 “물과 관련한 분쟁이 글로벌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어 ‘물 안보’가 국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수자원 안보를 확보하고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물산업뿐만 아니라 에너지·식량과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표 한국물환경학회장(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은 물환경 패러다임 전환은 우리가 어떤 것을 제어할 수 있는지, 없는지 여부를 확실히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녹조와 기온 간의 상관관계가 존재해 녹조 발생률 증가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홍수, 녹조 등 그때그때의 이슈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오염원, 하루처리 시설 방류수 수질 등 우리가 제어·관리가 가능한 요인은 더 엄격하게 모니터링하고, 수온 상승 등 제어 불가능한 요인은 증가율 및 기여도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세분화해 대응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잦은 도시 홍수 및 돌발 강수에 따라 월류수(넘친 물)에서 발생하는 수인성 감염 모니터링을 위해 기후부와 질병청 등 기관 간 협업이 필요하다고도 제언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는 미처리 하수방류에 대한 규제가 엄격하다”며 “우리 역시 이러한 수질감시 시스템을 확대해 기후위기에 취약한 아시아 내에서 독자적인 인증체계를 구축, ‘NSF(국가위생국) 표준’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승관 한국물산업협의회 회장(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이 22일 더플라자호텔(서울 중구)에서 열린 ‘물산업 전망 2026’에서 ‘기후테크와 첨단 물산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김재민 기자 

홍승관 한국물산업협의회 회장(고려대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교수)은 “기후위기 대응 전략은 재생에너지, 탄소포집저장 등 온실가스 ‘감축’과 물관리 등 기후변화 ‘적응’ 등 두 가지 방향성을 갖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감축 부문 투자 대비 물인프라와 같은 적응 분야는 정체돼 있다”면서 “최근에는 산업용수 등 경제적 관점에서의 물인프라 투자에 대한 국제적인 관점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글로벌 미세전자(반도체 등) 산업용수시장 규모는 2024년 11조1000억원에서 오는 2029년 15조원으로 6.3%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반도체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역시 2024년 1조7000억원에서 2029년 2조4000억원으로, 6.2%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홍 교수는 “현재의 초순수(가장 높은 순도의 물) 생산 공정뿐만 아니라 폐수 재이용, 해수 담수화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이러한 용수의 조달을 원활하게 해야 한다”면서 “다만 낮은 질의 물을 초순수로 만드는 데에는 역설적으로 많은 에너지가 투입되는 만큼, 에너지와 물산업이 연계된 저에너지 기술혁신 및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두일 대한상하수도학회장(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은 국내 상하수도 산업 현황 및 혁신 방향에 대해 제언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물산업 관련 기술력이 높은 편이지만, 공공 조달 중심, 가격 중심 발주 구조, 중소기업 중심 구조의 성장 한계로 시장 자체는 정체된 상황”이라며 “특히 지방자치단체 중심의 분절적 운영으로 한계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상하수도 조달 시장은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중소기업자간 경쟁’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제도가 R&D 혁신 등을 통해 규모를 키운 기업을 퇴출시키는 정책적 모순을 발생시키고 있다”며 “이 같은 기술형 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면 업계 또한 정체되므로, 이를 유예 또는 완충해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2026년 물관리 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설명한 이정용 기후부 물관리총괄과장은 “올해는 △근본적 수질개선 등 안심하고 누릴 수 있는 물 환경 조성 △빈틈없는 이·치수 관리체계 수립 △지속가능한 물관리 역량 강화 △탄소감축형 물관리 체계 전환 등 4대 핵심과제와 11개 세부과제를 설정하고, 폭우·가뭄·녹조에 대한 관리·대비체계를 더욱 강화할 것”이고 말했다.

이어 “10년 단위로 5년마다 수립하는 현행 국가수도기본계획 특성상 문제에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만큼, 수립 주기를 2년으로 단축하고, 국가-지자체 계획 연계 강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들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민 기자
jaemin@kukinews.com
김재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