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2인 방통위’ KBS 이사 7명 임명은 부적법…취소해야”

법원 “‘2인 방통위’ KBS 이사 7명 임명은 부적법…취소해야”

기사승인 2026-01-23 05:51:39
법원 전경. 연합뉴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사 두 명의 의결로 KBS의 새 이사들을 추천한 것은 위법해 취소해야 한다고 법원이 판단했다.

23일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강재원 부장판사)는 전날 KBS 전·현직 이사진 5명(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조숙현)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상대로 낸 신임 이사 임명 무효확인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재판부는 “방통위법이 방통위를 합의제로 규정하며 (구성에) 여러 규정을 두는 이유는 다양성 보장을 핵심 가치로 하는 방송의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2인의 위원만으로 중요 사항을 의결하면 서로 다른 의견을 교환하더라도 과반수의 찬성 개념을 불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적위원이 2명일 때 1명이 반대하면 의결이 불가해 과반수 찬성이 불가하고 다수결 원리가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다”며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피고 위원회에서 2인 이내 위원으로 추천 의결한 것은 위법하고 대통령의 임명 처분도 취소 사유가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정재권 이사 등 후임자 지명이 이뤄지지 않은 원고 4명의 청구는 “추천 의결에 관해 다툴 법률상 이익이 없다”며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이나 청구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때 본안 심리 없이 재판을 끝내는 것을 말한다.

재판부는 “이들의 지위가 불확정적인 건 후임자 지명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고, 이 사건 추천 결과와 처분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며 각하 이유를 설명했다.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 김기중·박선아 이사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이사 임명 무효 확인 소송은 모두 각하 판결했다.

재판부는 각하 이유에 대해 “지난해 8월 같은 처분을 다투는 다른 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에 대해서 임명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했다”며 “행정소송법상 재처분 의무 규정에 따라 다툴 법률상 이익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2024년 7월 31일 당시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 ‘2인 체제’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KBS 이사 11명 중 여당(국민의힘) 몫에 해당하는 7명을 새로 추천하고 방문진 이사 선임안을 의결했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은 KBS 신임 이사들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이에 당시 KBS 이사 중 야권으로 분류되던 이사 5명과 권태선 이사장 등은 각각 행정법원에 이사 임명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효력을 멈춰달라며 집행정지도 신청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방통위는 상임위원 5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가운데 대통령이 지명하는 2명만 있는 상태로 의사결정을 한 것은 위법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정혜선 기자
firstwoo@kukinews.com
정혜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