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중과유예 종료 시사…부동산 시장 ‘긴장’

양도세중과유예 종료 시사…부동산 시장 ‘긴장’

기사승인 2026-01-27 06:00:10
서울지역 아파트들의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이재명 대통령은 양도세 중과 유예가 추가 연장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중과유예가 2026년 5월9일 종료되는 것은 2025년 2월에 이미 정해진 것”이라며 “재연장하는 법 개정을 또 하겠지 생각하면 오산이다. 비정상으로 인한 불공정한 혜택은 힘들더라도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지난 4년간 유예 반복을 믿게 한 정부 잘못도 있으니 2026년 5월9일까지 계약한 것은 중과세 유예를 해 주도록 국무회의에서 의논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다주택자 양도세중과제도는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사람이 주택을 매도할 때 일반 양도소득세율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해당 제도는 2021년 문재인 정부 당시 도입됐으며 이후 윤석열 정부는 주택 거래 활성화를 위해 이를 한시적으로 유예해 왔다. 현재 다주택자가 주택을 매도할 경우 양도소득세 기본세율(6~45%)에 더해 조정대상지역에서는 2주택자에게 20%p(포인트), 3주택자 이상 보유자에게는 30%p 각각 중과된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를 포함하면 3주택자의 최고 세율은 82.5%에 달한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가 조정대상지역을 확대 지정하면서 다주택자 양도세중과 적용 대상에 해당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0·15 부동산 대책’을 통해 조정대상지역을 확대 지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으며 기존에 지정돼 있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나머지 서울 자치구 전역이 새롭게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조치는 올해 12월31일까지 적용된다.

서울 내 아파트를 기준으로 양도세 부담을 살펴보면 중과 여부에 따라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양도세중과 전후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서울에서 10년 이상 보유한 아파트를 매도해 20억원의 양도차익을 얻었을 경우 기본세율만 적용하면 양도소득세는 7억1822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2주택자가 중과세율을 적용받을 경우 세 부담은 13억5567만원으로 늘어나며 3주택자는 15억754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양도차익이 10억원일 경우에도 주택 수에 따른 세 부담 격차는 뚜렷하다. 기본세율만 적용하면 3억2891만원을 내면 되지만, 2주택자는 6억4076만원, 3주택자는 7억5048만원을 각각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서울 마포구 대장 아파트인 마포래미안푸르지오를 2022년 3월 15억6000만원에 매수해 3년간 보유한 뒤 23억3000만원에 매각할 경우 다주택자라면 양도세로 2억6700만원을 내야 한다. 그러나 다주택자 중과세가 적용되면 양도세 부담은 약 4억3991만원으로 늘어난다.

세 부담의 차이가 크다보니 양도세중과유예 종료 전까지 매물량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그동안 수차례 유예가 반복되면서 시장에 ‘버티면 된다’는 학습효과가 형성돼 왔다. 이번에는 추가적인 규제 완화 없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겠다는 명확한 시그널을 시장에 보낸 것”이라며 “5월9일 이전까지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매물량이 증가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통계도 이러한 움직임을 뒷받침한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의 매물은 이 대통령의 양도세 중과 유예 관련 발언 전인 22일 3471건에서 26일 3598건으로 127건 늘었다. 성동구는 같은 기간 1207건에서 1221건으로 14건 증가했으며 용산구도 1267건에서 1277건으로 10건 증가했다.

다만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기보다는 증여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양도세중과 시행이 예고되자 증여가 늘었기 때문이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2017년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연립주택 등) 증여 건수는 28만5000건이었으나 문재인 정부가 양도세중과 시행을 예고하자 2018년 30만8000건으로 증가했다.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양도세가 적용되면 차라리 증여를 하거나 보유를 선택하면서 매물 잠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거기다 보유세와 거래세를 올리면 매물이 더욱 잠기며 집값이 오히려 급등할 수 있다. 여기에 입주 물량까지 감소하면 공급 절벽이 발생할 수 있고 ‘똘똘한 한 채’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가 전·월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다. 양도세 부담이 커지면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기보다는 보유를 선택하게 되면서 전월세 시장 매물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양도세 중과 유예는 임대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양도세 부담이 커지면 가족 단위로 거주할 수 있는 전세 매물이 줄어들 수 있다”며 “이러한 민간 전세 매물 부족은 공공임대나 기업형 임대로 모두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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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