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천스닥’…“정책發 상승세 확보할 것”

4년만에 ‘천스닥’…“정책發 상승세 확보할 것”

기사승인 2026-01-27 06:00:10
26일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경. KB국민은행 제공

코스닥 지수가 천스닥(코스닥 지수 1000선) 달성에 성공했다. 정부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추진 소식에 수혜 기대감이 확산한 여파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정책 모멘텀과 시장 구조 개선 등을 통해 추가 상승 여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09% 급등한 1064.41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1064.44까지 치솟으면서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장 초반 급등세에 오전 9시59분 코스닥 시장에서 매수 사이드카(프로그램매매 매수호가 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지난해 4월10일 이후 약 9개월 만의 일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을 제외한 상호관세 유예 소식에 관세 리스크가 대폭 완화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바 있다. 사이드카는 주식시장에서 선물 가격 급등락이 현물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일시적으로 프로그램 매매를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날 천스닥을 견인한 주체는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순매수다. 이들은 각각 4434억원, 2조6009억원을 사들였다. 반면 개인은 2조9072억원 순매수해 차익 실현을 꾀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기 부침 겪은 코스닥…천스닥 재돌파로 코스피 수익률 따라간다

그동안 코스닥은 장기 부침을 겪으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여 왔다. 앞서 코스닥은 지난 1996년 7월1일 미국 나스닥을 본떠 지수 1000을 기준으로 출범했다. 이후 글로벌 경제를 뒤흔든 이른바 닷컴버블 사태 직전인 지난 2000년 3월10일 종가 기준 2834.40을 기록해 코스닥 지수 3000선에 근접한 바 있다. 그러나 닷컴버블이 터지면서 같은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26일 525.80으로 급락했다. 

이같은 초유의 하락장을 겪은 코스닥은 이전의 위용을 회복하지 못했다. 지난 2004년 현재의 천스닥 기준을 만든 지수체계 개편을 진행했으나, 800선 인근에서 횡보했다. 그 뒤 2008년 불거진 금융위기 여파에 200선 부근까지 후퇴하기도 했다.

코스닥은 지난 2021년 8월9일 1060.00으로 마감해 닷컴버블 이후 종가 기준 최고점을 달성한 바 있다. 그러나 26일 약 4년 만에 천스닥을 재돌파하면서 지난 2000년 이후 최고점을 재차 경신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지난해 코스피 대비 저조한 수익률을 보인 코스닥이 격차 폭을 좁히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는 지난 2024년 12월30일 2399.49에서 2025년 12월30일 4214.17로 75.62% 급등했다. 반면 코스닥은 같은 기간 678.19에서 925.47로 36.46% 오름세에 그쳤다. 

하지만 코스닥은 올해 들어 26일까지 15.01% 치솟았다. 코스피의 경우 17.45%다. 아직 상승분을 뛰어넘지 못했지만, 지난해와 상이한 흐름으로 변화하는 모양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초호황기 진입 효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부각되면서 코스피가 크게 올랐다”면서 “올해의 경우 매수세가 기존 주도주인 반도체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옮겨가는 순환매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코스닥 어디까지 오를까…‘오천피’ 견인한 정책 수혜가 ‘해답’

시장의 시선이 코스닥의 추가 상승 여력에 쏠린 가운데, 전문가들은 정책 모멘텀이 훈풍을 일으킬 것으로 진단한다. 지난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 추진의 가장 큰 성과가 코스피 약진이었기 때문이다. 코스피가 정책 공약이었던 오천피 도달에 성공한 만큼, 향후 코스닥에 대한 지원이 이뤄질 것이란 분석에 기인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말 코스닥 활성화 방안 기대감 유입 이후 반등 가능성에 관심이 높아졌다”며 “우선 코스닥은 모험자본 활성화의 직접적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가 자본시장 체질 개선을 목표로 하는 점을 고려하면, 코스닥은 혁신기업 성장플랫폼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발표한 코스닥 시장 신뢰와 혁신 제고 방안은 체질 개선이 주된 목표로 꼽힌다. 이를 위해 △상장 및 폐지 심사 재설계 △기관투자자 진입여건 조성 △코스닥 본부의 독립성·자율성·경쟁력 강화 △투자자 보호 강화 등이 대책으로 마련됐다. 

강 연구원은 “구체적으로 코스닥 시장 자체의 혁신과 더불어 안정적인 기관투자자 수급 유인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연기금의 투자 참여 유인을 높이고, 코스닥 리서치 보고서 확대 등을 통해 기관 투자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라며 “개인·외국인 수급 유입을 위해서는 상장심사 제도 개선 등 시장 신뢰 제고 방안이 꼽힌다. 여기에 더해 코스닥도 양호한 이익 개선 흐름을 보이는 점에서 코스닥 선방을 기대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추가 정책 모멘텀 기대감도 여전히 유효하다. 더불어민주당 코스피5000특별위원회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의 청와대 비공개 오찬 자리에서 코스닥 3000선 달성을 오천피 이후 정책 목표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전날 국회 브리핑에서 “천스닥은 이제 시작이다. 민주당은 혁신이 정당하게 평가받고, 성장이 공정하게 공유되는 시장을 만들어 나가겠다”면서 “이재명 대통령도 디지털자산과 토큰증권 등 새로운 금융 인프라를 바탕으로 코스닥 3000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당과 정부가 뜻을 모아 '삼천스닥' 달성을 위한 제도 개혁과 시장 활성화에 힘을 모으겠다”고 선언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코스닥 활성화 정책 시행에 따른 코스닥 지수 강세를 예상한다”라며 “코스닥 수급 정책을 시행할 경우 대형 반도체주와 중소형주 간 주급 순환이 나타난다. 대형주와 중소형주 모두 순차적인 주가 상승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이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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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