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조합원의 이주비 대출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 완화를 정부에 요청했다. 현행 대출 규제로 조합원들이 이주비를 마련하지 못해 정비사업이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는 27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주비 대출 규제로 인한 정비사업 현장 피해 현황을 공개하며 국토교통부에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시에 따르면 2026년 이주 예정인 정비사업 구역 43곳 중 39곳이 이주비 대출 규제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이들 39개 구역의 계획 세대수는 약 3만1000호다. 서울시는 이주 지연이 현실화될 경우 향후 주택 공급 일정 전반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규제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은 시행일 이전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3곳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이주비 융자를 승인받은 1곳뿐이다.
서울시는 정부의 6·27 ‘가계부채 관리강화 방안’과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 이후 이주비 대출에도 1주택자 LTV 40%, 다주택자 LTV 0%, 대출 한도 6억원이 적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상당수 조합원이 전셋집 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해 이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형 시공사가 참여한 대규모 사업장은 추가 이주비 조달이 가능하지만, 중·소규모 정비사업과 모아주택 사업장은 고금리 부담이나 자금 조달 불확실성으로 사업 지연 또는 중단 우려가 크다고도 서울시는 밝혔다.
이주가 지연될 경우 착공이 늦어져 공사비 증가와 사업비 부담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봤다. 이같은 악순환이 반복되면 정비사업의 정상적 추진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시이 설명이다.
시는 ‘이주비 대출’이 투기 목적의 대출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정비사업에서 이주는 착공을 위한 필수 과정인 만큼 이주비 대출은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2일 이주비 대출을 가계대출 규제에서 분리해 LTV를 70% 수준으로 적용해 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했으며, 규제 적용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40개 정비사업 현장의 구체적인 사례도 전달했다. 이날 브리핑에서도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진석 서울시 주택실장은 “이주비 대출은 단순 가계대출이 아니라 주택공급을 위한 필수 ‘사업비용’으로 인식하고 정책적 패러다임을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며 “예정된 주택공급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는 현재의 상황이 속히 개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시민의 주거안정과 정비사업의 정상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