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권 의회 잇단 반발…대구·경북 행정통합 반대 확산 (종합)

경북 북부권 의회 잇단 반발…대구·경북 행정통합 반대 확산 (종합)

“선 통합·후 조율 방식, 민주적 정당성 없다”
북부권 소외·균형발전 대책 선행 요구

기사승인 2026-01-27 16:07:10
안동시의회가 27일 경북도와 대구시가 발표한 ‘행정통합 중단 없는 추진 합의’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결사 반대 입장을 밝혔다. 안동시의회 제공 

경북도와 대구시가 ‘중단 없는 행정통합 추진’에 합의한 가운데, 경북 북부권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안동·예천 등 경북 북부권 기초자치단체에 이어 각 의회도 27일 일제히 성명을 내고 행정통합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절차적 정당성과 주민 동의 부족, 그리고 북부권 소외를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안동시의회는 27일 성명서를 통해 이번 행정통합 논의를 “대의민주주의 가치를 훼손한 절차적 위헌 행위”로 규정했다. 시·도민의 충분한 공감대 없이 추진되는 통합은 정당성을 얻을 수 없으며, 경북도청 신도시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행정통합은 북부권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동시의회는 행정통합 논의에 앞서 충족돼야 할 조건으로 충분한 공론화, 통합특별시 청사 소재지를 현 경북도청으로 법률에 명시할 것, 도청 신도시 조기 완성과 북부권 국가산업단지 조성, 핵심 공공기관 이전 등 실질적인 북부권 발전 대책 선행을 요구했다. 

또 중앙정부로부터 이양되는 권한과 재원이 기초자치단체에 실질적으로 배분돼 북부지역의 자치권과 재정 자율권이 보장돼야 하며, 임기응변식 특별법이 아닌 상시적 제도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경도 안동시의회 의장은 “재정 지원 약속이 구체적인 실행 계획 없이 선언적 수준에 머문다면 행정통합은 결국 대구 중심으로 기울어 지역 불균형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졸속 통합 추진에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영양군의회가 27일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혔다. 영양군의회 제공  

영양군의회도 같은 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행정통합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영양군의회는 현재의 통합 논의가 중앙정부와 광역단체장 중심으로 추진되는 ‘위로부터의 결합’에 불과하며 민주적 절차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주장했다. 명분 없는 행정통합은 지방소멸 위기 극복의 실질적 해법이 될 수 없고, 통합 시 행정·경제 인프라가 대구와 경북 남부권에 집중돼 북부권 소외가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영양군의회는 재정 인센티브에 대해서도 낙후지역에 대한 구체적 배분 원칙과 실행 계획이 없는 통합은 선언적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교통망 확충과 공공기관 이전 등 실질적인 선행 대책이 필요하며, 통합특별시 체제에서 기초지자체의 행정·재정 자율권이 약화될 우려도 크다고 밝혔다. 

김영범 영양군의회 의장은 “공론화 과정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는 통합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도민 의견을 먼저 수렴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주시의회가 27일 성명서를 통해 주민 동의와 경북 북부권 상생 대책 없는 행정통합 추진에 반대했다. 영주시의회 제공  

영주시의회 역시 27일 성명서를 통해 주민 동의와 경북 북부권 상생 대책 없는 행정통합 추진에 반대했다. 

영주시의회는 행정통합이 대구 중심으로 설계될 경우 경북 각 시·군, 특히 북부지역이 정책·재정·공공서비스 배분에서 구조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합’이 ‘흡수’로 귀결될 경우 그 피해는 주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경고도 덧붙였다.

영주시의회는 정부가 통합을 전제로 제시한 최대 20조원 규모의 재정 인센티브가 지역 여론을 왜곡하고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며, 통합의 타당성과 파급효과는 주민 공론과 충분한 검증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민 동의 없는 속도전식 통합 추진 중단과 북부권 균형발전을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 특별법 추진 과정에서 주민주권과 지방자치 원칙을 지키기 위한 국회의 엄정한 점검을 요구했다.
최재용 기자
ganada557@hanmail.net
최재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