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의 시작과 끝은 늘 제주국제공항이다. 관광객의 입장에서 공항 인근은 렌터카를 반납하기 전 잠시 들르는 경유지거나, 귀가를 앞두고 마지막 끼니를 해결하는 마침표에 가깝다. 기자가 그동안 체감해 온 제주시 노형동 일대에 대한 인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동 과정에서 잠시 스쳐 지나갈 뿐, 굳이 머무를 이유를 찾기 어려웠었다.
하지만 제주공항에서 차로 10분, 제주시의 랜드마크인 제주드림타워에 발을 들이는 순간 이러한 인식이 전복됐다. 더 이상 ‘지나치는 공간’이 아닌, 여행 일정의 중심에 놓여야 할, 그리고 충분히 머무를 가치가 있는 ‘체류형 거점’으로 다가왔다.
가장 먼저 체감되는 이곳의 강점은 압도적인 접근성이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약 13분이면 도착해 접근성이 뛰어나고, 제주시를 거점으로 서쪽과 동쪽 해안을 모두 둘러보기에도 수월하다. 서귀포 중문 중심의 기존 제주 여행과 달리, 제주시 노형동은 애월과 성산 사이에 위치해 동·서 제주를 모두 아우르기 좋은 거점이다. 이동 동선을 기준으로 한 체류형 여행에 적합한 입지인 셈이다.
공간적 여유도 눈에 띈다. 캐리어를 바닥에 펼쳐두고도 동선이 꼬이지 않았고, 침대와 소파 사이를 유영하듯 움직여도 답답함이 없었다. 구체적인 방 넓이를 확인하기 전, 몸이 먼저 ‘넓다’는 해방감을 인지했다. 기자가 머문 객실은 가장 기본적인 타입이었음에도, 일반적인 도심 비즈니스 호텔과는 궤를 달리하는 공간감을 선사했다.
실제로 제주드림타워는 전 객실이 스위트 구조로 설계됐다. 기본 객실의 전용면적이 약 65㎡(20평형)에 달한다. 침실과 거실이 오픈형으로 이어진 구조에 슈퍼 킹사이즈 침대, 소파, 다이닝 테이블이 유기적으로 배치돼 있다. 단순히 잠만 자는 ‘룸’이 아니라 삶의 호흡을 담아내는 ‘공간’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 단기 여행은 물론 장기 투숙에도 모자람이 없는 구성이다.
욕실 구성 역시 ‘체류’에 방점을 찍었다. 독립된 아일랜드형 욕조와 두 개의 세면대는 동행인과의 동선 간섭을 최소화한다. 원목 바닥과 절제된 가구 배치는 화려함을 과시하기보다 투숙객의 시각적 피로를 덜어주는 안정감에 집중했다.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실용과 여유라는 본질에 충실한 설계다.
기자가 저녁 무렵 찾은 라운지에서도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대개 호텔의 ‘이브닝 칵테일’ 시간은 좌석 쟁탈전으로 번잡하기 마련이지만, 이곳은 넓은 공간 덕분에 쾌적함을 유지했다. 좌석 간 간격이 넉넉해 소음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투숙객들은 각자의 속도로 와인을 음미하며 대화를 이어갔다. 라운지는 단순한 서비스 공간이라기보다 숙박 동선 안에서 휴식을 담당하는 공간에 가까웠다.
내부 식음(F&B) 시설은 ‘리조트 안에서 완성되는 하루’를 현실로 만든다. 가격대 역시 합리적이다. 주요 식음업장은 2~3만원대의 메뉴를 갖췄고, 포차 콘셉트의 매장에서는 1만원대 메뉴도 쉽게 만날 수 있다. 평일 기준 10만원 미만의 뷔페 역시 진입장벽을 낮추는 요소다. 굳이 맛집을 찾아 외부로 나가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리조트 내에서 미식의 흐름이 끊기지 않았다.
이 리조트의 또 다른 축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다. 롯데관광개발이 운영하는 카지노는 마카오 카지노와 유사한 운영 환경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카지노 디자인과 테이블 구성, 게임 룰과 베팅 방식 전반에 마카오식 시스템을 적용해 중화권 고객이 이질감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운영 중인 테이블은 146개로, 오픈 초기보다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 왔으며, 블랙잭·바카라·포커 등 주요 테이블 게임과 전자 테이블 게임(ETG)을 병행 운영한다. 높은 층고와 개방감을 살린 공간 설계와 함께, 보안 시스템을 강화해 안정적인 운영 체계를 갖춘 점도 특징이다.
현장에서 만난 제주드림타워 관계자는 제주 관광의 지속 가능성과 관련해 입도 경로의 다양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노선 확대와 접근성 개선이 이뤄질 경우 내외국인 관광객 유입의 선택지가 넓어질 수 있고, 기상 여건에 따른 항공편 변동성에도 보다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항과 가까운 입지는 이동 편의성을 넘어 체류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라며 “노형동을 단순히 지나치는 지역이 아니라, 머무는 거점으로 인식시키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