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정부의 1·29 부동산 공급 대책을 두고 “주택 시장의 현실을 외면한 채 실효성 없는 공공 주도 방식에 다시 기대는 과거로의 회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정부의 대책에 대해 “속도·성과를 장담할 수 없는 청사진”이라고 꼬집으며 조기 착공으로 주택 공급 절벽 문제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힘-서울시 부동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정부의 1·29 대책을 직격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도심 주택 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이 서울의 현실과 여건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것이 골자다. 오 시장은 “공공 물량 확대를 해법으로 내세우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비껴가는 접근”이라며 “정비 사업에 대한 적대감의 발로, 그리고 이념적 접근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규제 완화를 통한 민간 주도 공급이 강조됐다. 오 시장은 “주택 공급은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민간이 중심이 돼 이끌어야 할 영역”이라며 “실제로 서울 주택 공급 가운데 90%는 이미 민간이 책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0·15 대책으로 인한 규제만 완화된다면, 정부 대책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실질적인 공급 물량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실질적인 주택 공급 대책으로 착공 시점을 1년씩 앞당기는 ‘쾌속 추진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서울시는 조기 착공이라는 해법으로 다가오는 공급 절벽에 대응할 것”이라며 “이미 확보한 25만4000가구의 구역지정 물량을 토대로 쾌속 추진 전략을 즉각 실행에 옮기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1·29 대책을 발표하면서 서울시를 이른바 ‘패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 시장은 “지자체와의 사전 협의도 없이 부지를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은 이미 실패로 판명 난 8·4 대책의 데자뷔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또 “용산국제업무지구와 태릉CC 부지 등은 시가 오랜 기간 검토해 온 적정 수치와 지역 민원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발표됐다”며 “실현 가능성보다 당장의 발표 효과에 집착한 ‘물량 밀어내기’에 시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오 시장은 이날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부동산의 빠른 공급을 위해서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이주비 대출 규제 등을 해결하는 것이 1·29 대책을 통한 용지 확보보다 실효성 있을 것”이라며 “국토부가 조속한 시일 내에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태릉CC 부지에 대해서는 “사실상 13%의 지역이 세계문화유산의 구역 내에 포함되는 사례”라며 “태릉CC가 개발된다면 당연히 세운지구도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1일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국가유산청과 국토부는 각각 다른 나라 정부입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국가유산청은 보존지역과 뚝 떨어져 있는 세운지구 개발은 반대하면서, 명백히 세계유산 영향 범위에 들어있는 태릉CC에 대해서는 반대를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