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조국혁신당 합당론을 둘러싼 지도부 갈등이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정 대표는 6·3 지방선거 승리를 명분으로 통합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비당권파 최고위원들은 절차와 정치적 의도를 문제 삼으며 논의 중단을 요구했다.
정 대표는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당대표로서 합당을 제안한 것이지, 합당을 결정하거나 선언한 것이 아니다”라며 “(합당 여부는) 당원 투표로 당원들의 뜻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합은 힘을 합치자는 것이고 분열은 힘을 빼자는 것”이라며 “2~3%의 가능성 싸움에서 부지깽이라도 힘을 보태는 것은 선거의 기본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회의에 참가한 이언주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정 대표의 합당론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수석최고위원은 “이재명 정부의 중도 실용 노선을 뒷받침하는 우리 민주당 중심의 흡수합당이 아닌, 혁신당의 DNA를 유지하면서 하는 합당은 논의 대상 자체가 되기 어렵다”며 “국민에게 우리는 우리의 노선을 표방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안의 정치적 본질은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매우 높고 권한이 강력한 임기 초반에 2인자, 3인자들이 판을 바꾸고 프레임을 바꿔 당권과 대권을 향한 욕망, 본인들이 간판이 되려는 욕망이 표출된 결과임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지금은 프레임을 바꿀 시간이 아니라, 대통령의 국정 성공을 뒷받침해야 할 시간”이라고 꼬집었다.
황명선 민주당 최고위원도 합당 논의 중단을 촉구했다. 황 최고위원은 “이제 소모적인 합당 논의를 멈추고 국정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합당은 당내 분란만 키우고 우군인 조국혁신당과 불필요한 갈등만 낳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출범 1년도 안 된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을 뒷받침하는 일은 지금 우리 당이 가장 우선해야 할 책무”라며 “국민들 눈에 민주당이 내부 문제로 민생을 뒷전으로 미루는 모습으로 비춰선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추진 방식의 문제를 짚었다. 강 최고위원은 “(합당 논의는) 결단코 대표 개인이나 소수의 밀실 합의로 시작돼선 안 된다”며 “2014년 당시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의 밀실 합의로 진행된 새정치민주연합 합당 사례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중도층에서는 양당 합당 추진을 좋게 본다는 답변이 28%에 불과했고, 좋지 않게 본다는 답변은 40%나 됐다”며 “선거는 언제나 중도층 확장으로 나가야 한다는 대전제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여론조사 결과가 시사하는 바를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비당권파의 공개 비판이 이어지자 문정복 민주당 최고위원은 정 대표를 엄호하고 나섰다. 문 최고위원은 “당대표는 개인이 아니라 당원들의 총의로 만들어진 대표”라며 “대표가 제안한 사안에 대해 공개적인 면전에서 면박과 비난을 하는 것이 민주당의 가치인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이어 “당대표께서 제안했고, 이제는 당원들이 결정할 차례”라며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사안이고, 국민들을 대상으로 이런 날 선 공방이 오가는 것이 과연 민주당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고 맞받았다.
지도부 내 공개 충돌이 이어지자 정 대표는 추가 발언을 통해 “당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의 최종 책임은 당 대표에게 있다”며 “당원들에게 길을 묻고, 당원들이 가라는 곳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