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머물고 많이 쓰도록”…관광공사, 방한객 3000만 시대 전략 공개

“오래 머물고 많이 쓰도록”…관광공사, 방한객 3000만 시대 전략 공개

관광공사, 체류·소비 확대와 AI·데이터 기반 산업 고도화 추진
박성혁 신임 사장 취임 첫 기자간담회, 올해 공사 사업 추진 방향 공개

기사승인 2026-02-02 17:31:26
서울 명동 거리를 구경하는 외국인 관광객들. 심하연 기자

한국관광공사가 방한객 유입 확대와 체류·소비 중심의 질적 성장, AI·데이터 기반 산업 구조 전환 등을 중심으로 한 올해 관광 정책을 공개했다.

한국관광공사는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신임 박성혁 사장 취임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한 관광객 3000만명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2026년 사업 추진 방향을 소개했다. 박 사장은 이날 경영 비전과 함께 인바운드 관광 회복 이후를 대비한 중장기 전략과 주요 사업 구상을 제시했다.

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관광 시장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서는 회복세를 보였다. 2025년 1~12월 방한 외래관광객 수는 1893만6562명으로 전년 대비 15.7% 증가했으며,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08.2%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별로는 중국이 548만명으로 가장 많았고, 일본 365만명, 대만 189만명, 미국 148만명, 홍콩 62만명 순으로 집계됐다.

국민 해외관광도 회복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12월 국민 해외관광객 수는 274만7093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 증가했으며, 1~12월 누적 해외관광객 수는 2955만 명으로 2019년 동기간 대비 102.9% 수준까지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가 동시에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관광 수요 구조 역시 팬데믹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환경 변화 속에서 공사는 2026년을 ‘방한객 3000만명 유치 실행 원년’으로 설정하고, ‘더 많이 오고, 더 오래 머물며, 미래를 여는 관광산업’을 목표로 한 10대 대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단순한 방문객 수 확대를 넘어 체류 기간과 소비 수준을 함께 끌어올리는 구조 전환에 방점을 찍었다.

먼저 인바운드 유입 확대를 위해 시장별 맞춤형 해외 마케팅 전략을 고도화한다. 핵심 시장인 중국과 일본은 대도시 중심의 1회성 방문을 넘어 지역·소도시를 연계한 ‘n차 재방문’ 수요 확대에 집중하고, 동남아와 중동 등 성장 시장은 K-컬처 연계 상품을 통해 신규 수요를 적극 흡수한다는 구상이다. 구미주 시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접점을 결합한 K-컬처 기반 마케팅으로 방한 수요 저변을 넓힌다.

의료·웰니스·뷰티·MICE 등 고부가 관광 분야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 공사는 의료·웰니스와 뷰티를 결합한 융복합 관광 상품을 통해 고소비층을 공략하고, 중·대형 국제회의 유치를 확대해 단체 방문과 지역 체류 수요를 함께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통해 방문객 수 증가에만 의존해 온 기존 성장 방식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을 병행한다는 설명이다.

외래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한 방한 환경 개선도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공사는 관광 서비스 모니터링단 운영을 통해 방한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편 요소를 상시 점검하고, 지역 관광교통 체계 개선과 외래객 전용 관광·교통 통합패스 도입을 추진한다. 

쇼핑·음식 분야에서는 간편결제와 사후면세 확대, 지도·배달 앱 등 민간 플랫폼과의 협업을 강화해 외래객 이용 편의를 높일 방침이다. 아울러 AI 기술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지역 관광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실증 사업도 새롭게 추진한다.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정책도 병행된다. 공사는 인구감소지역을 중심으로 체류형 관광을 확대하기 위해 ‘지역사랑 휴가제’ 시범사업을 농·어촌 20개 지역에서 추진하고, 근로자 휴가지원 사업에 지역사랑 상품권 사용을 도입한다. 숙박 할인권 사업에는 연박 할인과 섬 지역 할인 혜택을 확대해 지역 체류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디지털 관광주민증 사업 역시 참여 지역과 혜택 업체를 확대해 지역 재방문을 유도한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AI·데이터 기반 관광산업 혁신도 본격화한다. 공사는 관광AI혁신본부를 중심으로 관광 안내 체계를 AI 기반 단일 플랫폼으로 전환하고, 다수의 B2C 채널을 ‘비짓코리아’를 중심으로 일원화할 계획이다. 다국어 통합 안내 챗봇인 ‘AI 여행비서’ 개발과 함께 한국관광 데이터랩의 AI 내재화를 통해 데이터 기반 정책과 마케팅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관광업계에서는 목표 수치보다 실행력과 민간 체감 효과가 관건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방한객 3000만명이라는 숫자보다 실제 상품 판매와 지역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가 더 중요하다”며 “K-컬처 연계나 고부가 관광은 이미 민간에서도 경쟁적으로 추진 중인 만큼, 공공은 교통·결제 인프라 개선이나 규제 완화처럼 현장에서 바로 체감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방과 중소 여행사 입장에서는 해외 마케팅 지원이 실질적인 수요로 이어지는 지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성혁 사장은 이날 “2026년은 관광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는 전환의 해가 될 것”이라며 “데이터에 기반한 실행과 현장에서 체감되는 성과를 통해 방한객 3000만명 시대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