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인1표제’ 재추진…다시 시험대 오른 정청래 리더십

민주당, ‘1인1표제’ 재추진…다시 시험대 오른 정청래 리더십

정청래 “1인1표제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일”
이언주 “속도전으로 O·X만 묻는 건 인민민주주의적 방식”

기사승인 2026-02-02 22:31:13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병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동일하게 하는 ‘1인1표제’ 도입을 재추진하며 당헌 개정 절차에 착수했다. 지난해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안건을 다시 상정한 만큼, 이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랐다.

민주당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앙위원회를 열고 1인1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당헌 개정안을 상정하고 온라인 투표에 돌입했다. 투표는 중앙위원을 대상으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오후 6시까지 진행된다. 

정 대표는 중앙위 모두발언을 통해 “대한민국은 헌법을 준수하는 법치 국가이고, 우리 헌법이 규정하는 선거의 기본 정신은 보통·평등·직접·비밀 투표”라며 “동네 산악회부터 초등학교 반장 선거까지 우리 사회 어느 곳에서도 1인 1표는 당연한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지난달 22일부터 사흘 동안 진행한 당원 여론조사의 결과를 언급하며 “지난번 전당원 여론 수렴 결과 (당원의) 85.3%가 1인 1표제를 찬성하고 있다. 고 이해찬 전 총리가 민주적 국민정당을 주장한 이래 민주적 플랫폼 정당과 궤를 같이하는 것이 1인 1표 정당, 당원주권 정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개정안은 당 대표·최고위원 선거에서 대의원에 가중치를 적용하던 기존 규정을 폐지하고,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반영 비율을 20대1에서 1대1로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 대표는 이를 두고 “1인1표제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는 일”이라며 “표를 사고파는 부정한 유혹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이번 개정안에 보완책을 담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해 노동 대표성 보장을 명문화하고 전략 지역 당원의 권리를 보장했다”며 “지명직 최고위원 중 1인을 전략 지역에 우선 지명하도록 규정해 취약 지역에 대한 배려를 제도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제도 취지와는 별개로 추진 방식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이언주 민주당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주권주의는 우리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므로 1인1표제에 찬성한다”면서도 “충분한 정보가 주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숙고하지 않은 채 속도전으로 O·X만 묻는다면 그것은 당원을 거수기로 전락시키는 일종의 인민민주주의적 방식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중앙위 표결이 무난히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 겸 정치평론가는 “지난해에도 제도 자체가 잘못됐다고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인사는 거의 없었다”며 “최고위원회에서도 이미 만장일치로 논의가 정리된 사안인 만큼, 이번 표결이 큰 난관에 부딪힐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다만 박 평론가는 만약 이번에도 부결될 경우 정청래 대표의 정치적 부담이 상당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 차례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안건이 다시 부결된다면, 이는 제도에 대한 반대라기보다 지도부에 대한 정치적 반감이 노골적으로 표출되는 신호가 될 수 있다”며 “그 경우 정 대표의 리더십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민 기자
ybm@kukinews.com
유병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