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성동구 삼표레미콘 공장 철거 과정을 거론하며 과거 서울시와 성동구의 대응을 에둘러 비판했다. 최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차기 서울시장 더불어민주당 후보군으로 급부상한 가운데, 오 시장이 자신의 행정 성과를 강조하며 경쟁 주자를 견제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오 시장은 3일 삼표레미콘 부지 현장에서 열린 약식 기자간담회에서 성동구청과 서울시의 기여도를 묻는 질문에 “조심스럽지만 객관적으로 말씀드리겠다”며 “일머리 있는 시장과 구청장이었다면 더 일찍 해결됐을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2014년 하반기 취임한 이후 이 문제는 큰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 구청장의 저서를 언급하며 “이곳 발전을 이야기하면서 서울시 역할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며 “레미콘 공장을 내보내기 위해 본인이 많은 노력을 했고 어느 날 갑자기 공장이 나가게 된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솔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2015년 발생한 삼표레미콘 공장의 폐수 방류 사고를 언급하며 당시 대응의 한계를 짚었다. 그는 “사고 이후 주민들의 분노와 시위가 있었지만, 당시 서울시와 성동구가 내놓은 해법은 ‘공장을 나가게 하고 공원을 만들겠다’는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를 쳤다고 해서 기업이 자발적으로 떠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강제로 내보내려 하면 소송으로 이어지고, 법적 다툼이 10년, 20년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특히 사전협상제도가 이미 마련돼 있었음에도 활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5년이면 사전협상제도가 이미 제도화돼 있었다”며 “그 당시 사전협상을 제시했으면 해결이 가능한 문제였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과 정원오 구청장은 6년 동안 반복해서 ‘이 자리에 공원을 만들겠다’는 이야기만 했다”며 “주민 서명을 수천 명, 수만 명 받았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아무것도 진척되지 않은 상태로 2021년에 제가 다시 시장으로 돌아와 상황을 인수인계받았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2021년 보궐선거를 통해 시장에 복귀한 뒤 사전협상을 시작했고, 그 결과 2년 만에 공장 철거가 이뤄졌다”며 “기여도를 굳이 퍼센트로 나눠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대안으로 검토됐던 서울숲 인근 공영주차장 매각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 시장은 “서울숲 옆 공영주차장을 매각해 그 자금으로 부지를 매입하자는 방안도 있었지만, 주민들 입장에서는 서울숲을 찾는 사실상 유일한 주차장을 없애는 데 동의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거운동 과정에서 주민들로부터 ‘시장에 당선되더라도 주차장만은 팔지 말라’는 요구를 수없이 들었다”며 “그래서 시장에 복귀하자마자 사전협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사전협상이라는 제도가 없었다면 몰라도, 이미 제도가 존재했음에도 해법을 마련하지 못했던 시기와, 그 제도를 창안하고 돌아오자마자 적용해 성과를 낸 시기가 있었다”며 “이 점을 비교해 봐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오 시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정 구청장은 이날 채널A ‘정치시그널’ 인터뷰에서 “시장께서 무상급식 반대 이후 사퇴했다가 복귀하는 과정에서 약 10년의 시간이 흘렀다”며 “그 사이 삼표레미콘 문제를 포함해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이러한 변화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인식에서 나온 발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또 “주택 문제와 관련해서는 전임 시장의 책임을 강조하면서도, 성수동 개발처럼 성과로 평가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서울시의 공으로 설명하는 것은 일관성 측면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어 “행정은 연속성을 갖는 만큼 잘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분해 특정 시기나 인물에게만 귀속시키는 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가 했든 시장 개인이 했든 행정의 성과와 한계는 종합적으로 평가돼야 한다”며 “잘한 것은 현 시정의 성과로 부족했던 부분은 전임 시장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접근은 이중적으로 비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 구청장은 같은 날 한 방송 인터뷰를 통해 오 시장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오 시장의 ‘10년 공전’ 주장에 대해 “시장께서 무상급식 반대로 사퇴했다가 복귀하기까지 10년이라는 세월이 있었다”며 “그사이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시장께서 그 부분에 대해 업데이트가 안 된 것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정 구청장은 오 시장의 행정 태도에 대해서도 ‘이중적’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주택 문제는 전임 시장 탓을 하고, 성수동처럼 잘된 일은 본인이 도와줘서 그렇다고 한다”며 “행정의 연속성을 무시하고 잘된 것은 서울시 공, 안 된 것은 전임 시장 탓으로 돌리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