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편의점 향하는 건기식…새 유통창구 찾는 제약사들 [영양제 전성시대②]

다이소·편의점 향하는 건기식…새 유통창구 찾는 제약사들 [영양제 전성시대②]

기사승인 2026-02-04 06:00:10 업데이트 2026-02-04 07:07:18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영양제 챙겨먹기’는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영양제와 건기식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를 둘러싼 유통 채널과 소비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꼼꼼한 소비자들의 등장과 함께 변화하는 영양제 시장의 모습과 그에 따른 부작용, 슬기로운 영양제 복용 전략을 짚어보고자 한다. 총 다섯 편에 걸쳐 영양제 소비의 현재와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주]

 

다이소에 마련된 건강기능식품 매대. 이찬종 기자

영양제 시장이 확대되면서 제약사들은 새로운 판매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과거 핵심 유통 창구였던 인터넷 쇼핑몰과 홈쇼핑, 약국에 더해 다이소와 편의점 등으로 판매 채널을 넓히며, 진입 장벽을 낮추고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영양제를 구매하는 주요 채널은 인터넷과 대형마트, 약국 등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구매 비중이 전체의 70%에 달하며 여전히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나머지 30%에서는 변화 조짐도 감지된다. 협회가 지난해 전국 67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인터넷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2024년과 비교해 대형마트와 드럭스토어의 비중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와 드럭스토어 비중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소비자들의 영양제 소비 방식 변화가 꼽힌다. 건기식협회 관계자는 “최근 건강기능식품 구매 경험률은 높아졌지만, 1인당 평균 지출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며 “가격과 효율을 따지는 합리적 소비 성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건강에 대한 자신감이 낮아지면서 소비자들의 건강기능식품 소비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과거에는 광고나 의사·약사의 권유를 통해 3개월분 이상 포장된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스스로 건강 상태를 점검한 뒤 필요한 영양제만 선택하는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도에서 활동 중인 약사 A씨는 “과거에는 약사나 의사에게 증상을 설명한 뒤 영양제를 구매하거나, TV 프로그램과 광고를 보고 성분을 문의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최근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자신의 증상을 먼저 파악하고, 필요한 영양제를 지목해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제약사 관계자 B씨도 “온라인 검색이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신에게 맞는 영양제를 찾는 방식이 일상화됐다”며 “대용량 제품을 한 번에 구매하기보다는 소용량 제품으로 효능을 먼저 확인한 뒤, 맞을 경우 반복 구매하는 소비 경향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소비 변화는 제약사들의 유통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웅제약과 안국약품 등은 지난해 다이소와 편의점 등으로 판매 채널을 넓히며 기존과 다른 유통 창구를 모색했다. 이들 채널에는 저렴한 가격과 소량 포장을 앞세운 제품을 선보이며, 합리적 소비 성향에 맞춘 전략을 선택했다.

이러한 시도는 전통적인 영양제 소비층으로 꼽히는 40~50대뿐 아니라 20~30대를 새로운 소비층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다.

대웅제약은 다이소에 ‘닥터베어’ 브랜드의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하며 “셀프메디케이션 환경에서 소비자들이 자신의 건강 고민에 맞는 제품을 보다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였다”며 “영양 설계 노하우를 담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국약품도 “그동안 온라인 쇼핑몰과 홈쇼핑이 주요 판매처였지만, 온라인 구매에 익숙하지 않은 연령층을 고려해 유통 채널 확대를 검토했다”며 “약국 외에도 접근성이 높고 즉시 구매가 가능한 유통 창구로 다이소와 편의점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다이소와 편의점 진출을 계기로 제약사들의 소비층 확대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소포장·저가 제품에 익숙한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20~30대를 중심으로 한 영양제 시장의 외연도 점차 넓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제약사 관계자 B씨는 “아직 전체 영양제 시장의 구도를 바꿀 정도의 변화는 아니지만, 개인화와 소량 규격, 복용 편의성을 강조한 2030 타깃 제품 시장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며 “이에 따른 경쟁도 심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약사 A씨도 “다이소와 편의점은 학업 스트레스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10대부터 금전적 여유는 없지만 건강 관리에 관심이 높은 20대까지 영양제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채널”이라며 “이들의 긍정적인 복용 경험이 쌓일수록 저가·소포장 제품 시장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