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공직자들이 집을 팔기 시작했다. 강유정 대변인은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아파트 1채, 김상호 춘추관장은 서울 강남 대치동 다세대주택 6채를 매물로 내놨다.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 기조에 발맞춰 다주택 공직자들이 주택 처분에 나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최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메시지를 연일 던지고 있다. 지금 집을 파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는 점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집값 안정을 위한 두 차례 주택 공급 방안을 내놨지만, 실제 공급까지는 첫 삽을 뜨는 데만 2~3년이 걸린다. 이에 주택 공급이 본격화되기 전까지 다주택자 물량을 시장에 풀어 집값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은 기시감을 불러온다. 전개되는 장면이 낯설지 않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에도 청와대는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1주택 원칙을 지켜야 한다”, “다주택 참모는 정리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공개적으로 나왔고, 일부 참모들은 실제 매각에 나섰다. 당시에도 “시간 문제일 뿐 결국 정리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약속은 희미해졌고, 예외만 늘어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청와대의 주택 매각 약속 6개월 후 이행 현황을 조사한 결과는 냉정했다. 상당수 공직자가 여전히 다주택을 유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버티면 된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냈고, 정부의 부동산 메시지는 급속히 힘을 잃었다. 문재인 정부는 총 26차례에 걸쳐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결과적으로 집값 안정에는 실패했다. 정책 실패의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무너진 신뢰가 핵심적 요인이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공직자의 솔선수범은 부동산 정책에서 선택이 아니라 전제다. 정부가 다주택자 매각을 독려하면서 정작 정책을 설계·집행하는 공직자들이 예외로 남는 순간, 시장은 정책의 지속성과 진정성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부동산 정책은 숫자보다 신호에 민감하고, 그 신호의 설득력은 말과 행동의 일치에서 나온다. 청와대 공직자들의 주택 매각은 정책을 믿고 따라오라는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시그널이다.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제 시작이다. 강유정 대변인과 김상호 춘추관장의 매각 결정은 말보다 행동이 먼저 나왔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다만 약속이 끝까지 지켜질지, 그 결정이 다른 공직자들에게 이어질지 지켜보지 않을 수 없다. 신뢰를 잃은 정책은 설계가 아무리 정교해도 실패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번에도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실패는 예정된 결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