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APR·LG생건 ‘K-뷰티 3사’ 新전쟁…뷰티 홍수에서 살아남기

아모레·APR·LG생건 ‘K-뷰티 3사’ 新전쟁…뷰티 홍수에서 살아남기

신흥강자 에이피알,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역대급
저효율 사업 정리 국면 맞은 LG생활건강
1대 강자 아모레, 비율 조정 속 체질 정비 필요

기사승인 2026-02-06 06:00:08
서울의 한 화장품 매장에 제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 없음. 심하연 기자

국내 화장품 업계가 새로운 경쟁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글로벌 유통망 확대와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에 따라 성장 방식이 달라지면서, 단순히 실적 회복 여부를 넘어 각 사의 사업 구조와 확장 전략이 본격적으로 비교되는 시장이 형성됐다는 평가다. 에이피알은 북미를 중심으로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키우며 존재감을 키웠고, LG생활건강은 사업 재정비 과정에서 실적 조정 국면을 지나고 있다. 이날 오후 실적 발표가 예정된 아모레퍼시픽은 비용 부담이 반영된 지난해 4분기 성적표를 앞두고 있다.

4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은 지난해 4분기에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54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4.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301억원으로 227.9%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23%대를 기록하며 수익성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미국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미국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70% 증가했으며, 아마존과 틱톡 등 온라인 채널에서의 판매 호조가 이어졌다. 울타(ULTA)를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채널 매출도 확대되며 온·오프라인 동반 성장 흐름을 보였다. 일본 시장 역시 온라인 수요 확대와 오프라인 입점 증가에 힘입어 세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럽과 기타 지역에서는 B2B 매출 확대와 함께 영국을 시작으로 주요 국가에서 온라인 채널 진출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4분기 실적이 크게 부진했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47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고, 영업손실 727억원을 기록했다. 구조조정 및 사업 효율화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과 해외 법인 자산 평가손실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화장품 부문은 면세 채널 물량 조정과 중국 사업 재편 영향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악화됐다. 생활용품 부문은 일부 브랜드 성장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비용 증가와 인력 효율화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음료 부문 역시 내수 소비 둔화와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은 현재 화장품 사업 전반에 대한 구조 재편을 진행 중이어서, 단기적으로는 실적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한 데다 자회사 코스알엑스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12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3%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영업이익은 6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67% 감소했을 것으로 전망됐다.

아모레퍼시픽의 사업 부문은 화장품과 헤어·뷰티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비중은 각각 89.2%, 10.8%를 차지한다. 증권가는 지난해 4분기 희망퇴직 등 비용 요인이 일시적으로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자체 연구개발(R&D) 역량을 바탕으로 핵심 제품을 직접 개발·생산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뷰티 디바이스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단기 실적보다는 비용 부담 완화 이후 체질 개선 성과가 향후 실적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뷰티업계 관계자는 “지금 K-뷰티 시장은 단순히 잘 팔리는 제품을 많이 내놓는 경쟁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글로벌 수요를 흡수하고 이를 지속 가능한 매출 구조로 연결하느냐를 두고 기업별 전략이 검증되는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유통망을 빠르게 넓히며 확장 전략을 앞세운 기업은 그 효과가 실적에 즉각 반영되는 반면, 조직과 브랜드 구조를 다시 짜는 데 집중하는 기업들은 단기 성과보다 다음 성장 국면을 대비한 체력과 구조 안정성을 선택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심하연 기자
sim@kukinews.com
심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