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5조 던지고 개인 6.7조 담았지만…‘AI 쇼크’에 코스피 5100선 털썩

외국인 5조 던지고 개인 6.7조 담았지만…‘AI 쇼크’에 코스피 5100선 털썩

외국인, 순매도 vs 개인, 순매수 ‘역대 최대치’
삼성전자 5.8%·SK하이닉스 6.4% ‘뚝’

기사승인 2026-02-05 17:48:56
5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모두 3% 넘게 급락했다. 신한은행 제공.

연일 ‘롤러코스터 장세’를 이어가던 코스피가 3% 넘게 급락하며 5100선으로 밀려났다. 간밤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가 연이틀 하락한 데다 사상 최고치 부근에서 누적된 차익 실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외국인의 5조원대 순매도에 개인이 6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86%(207.53포인트) 급락한 5163.57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전날보다 3.57%(41.02포인트) 떨어진 1108.41로 장을 마쳤다.

간밤 미국 증시는 AMD와 알파벳 등 주요 기술주의 실적을 둘러싼 엇갈린 평가 속에 나스닥이 1%대 중반 하락하는 등 기술주 중심의 조정 장세를 보였다. 성장주가 흔들리는 사이 에너지·소비재·금융 등 가치주 섹터는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차별화 양상을 드러냈다.

조아인 삼성증권 연구원은 “AMD는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4분기 실적을 공개했으나 1분기 매출 전망치가 높아진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주가가 하루 만에 약 17% 급락했다”며 “과도한 기대치 조정과 차익 실현 매물 출회가 맞물리며 반도체 비중이 높은 한국과 대만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하락을 단기 상승 피로감 누적과 ‘가치주 리레이팅’ 국면에서 발생한 차익 실현으로 해석하고 있다. 코스피 전반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소비재·유통 등 내수주를 중심으로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이 이어졌다. 전일 미국 증시에서도 기술주 하락과 동시에 에너지·소비재·금융 등 가치주 섹터가 오히려 상승하는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일각에선 미국 기술주 조정이 이어질 경우 국내 성장주와 반도체주에도 단기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케빈 워시 의장 지명 이후 통화정책 패러다임 변화 가능성에 대한 경계 심리가 유입된 가운데 유동성에 기대어 미래 이익을 선반영한 고밸류에이션 성장주에서 실적과 펀더멘털이 견조한 가치주 업종으로의 로테이션이 본격화되는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경쟁 심화의 직접적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하락한 것은 의문”이라며 “근본적으로 AI의 수익성 우려는 전일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한 ‘AI의 소프트웨어 비즈니스 잠식’ 우려와도 상충된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원은 “지난해부터 제기돼 온 AI 버블 논쟁이 단기적으로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는 있으나 중장기 추세 훼손으로까지 해석할 필요는 제한적”이라며 “AI 투자 확대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구조적 증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반도체 가격 상승 흐름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급 측면에선 외국인과 기관의 공격적인 순매도세가 지수를 짓눌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조384억원, 기관은 2조692억원을 순매도하며 합산 8조원 넘는 ‘매물 폭탄’을 쏟아냈다. 특히 이날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물량은 역대 최대치다. 직전 최대치였던 지난해 11월21일 2조8308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반면 개인은 6조7791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받아냈지만 지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개인의 순매수 규모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직전 최대 기록은 지난 2일 4조5874억원으로 이날 개인은 당시의 1.5배에 이르는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856억원, 5399억원어치 순매도를 기록한 반면 개인은 9037억원을 매도우위를 보였다.

전날까지 지수 상승을 이끌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동반 급락하며 코스피 약세장을 주도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대부분이 3~5%대 조정을 받으며 지수 하락 폭을 키웠다.

코스닥 시장에선 2차전지와 성장 기술주, 최근 단기 과열 양상을 보였던 대표주의 낙폭도 컸다. 반면 방어주 성격의 일부 배당·가치주에는 저가 매수가 유입되며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다.
임성영 기자
rssy0202@kukinews.com
임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