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마산합포구는 산업과 항만의 중심지로 대한민국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산업 구조 변화와 인구 감소라는 현실 속에서, 이제 이 지역은 새로운 도약의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해답은 새로운 것을 만드는 데만 있지 않다. 이미 우리가 가진 바다, 역사, 문화, 그리고 이야기를 어떻게 연결하고 확장하느냐에 마산합포구의 미래가 달려 있다.
마산만 트라이애슬론 대회는 ‘체험하는 바다’로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줬다. 실제 바다 수영을 중심에 둔 이 대회는, 마산만이 더 이상 바라만 보는 풍경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느끼는 관광 콘텐츠가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선수와 가족, 동호인들의 방문은 숙박과 음식, 지역 상권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고, 스포츠가 관광으로, 관광이 지역경제로 연결되는 구조를 현실에서 확인하게 했다.
이러한 해양관광 전략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있다. 바로 ‘접근성’이다. 이 지점에서 최근 재시동이 걸린 국도 5호선 거제~마산 건설사업은 마산합포구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인프라다. 15년 넘게 중단과 난항을 겪어온 이 사업이 다시 추진되면서, 마산합포구는 부산·거제·통영으로 이어지는 남해안 광역 해양관광축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길을 확보하게 됐다. 단순한 도로 하나가 아니라, 관광객의 이동 동선과 체류 시간을 바꾸는 구조적 변화의 시작이다.
국도 5호선이 완성되면 마산합포구는 ‘지나가는 도시’에서 ‘머무는 도시’로 전환될 수 있는 결정적 조건을 갖추게 된다. 바다에서 열리는 트라이애슬론 대회, 해양 스포츠와 야간 경관, 문화 공간과 지역 상권이 하나의 관광 흐름으로 연결될 때, 접근성은 곧 경쟁력이 된다.
여기에 마산합포구만의 고유한 서사가 더해진다. ‘마산(馬山)’이라는 지명에 담긴 이야기다. 말산 아래 형성된 포구에서 출발한 마산은 조선시대부터 해상 교통과 교역의 거점으로 성장해 온 도시다. 말이 상징하는 역동성과 이동, 교류의 이미지는 항구도시 마산의 역사와 정확히 맞닿아 있다. 2026년 병오년 ‘붉은 말의 해’를 계기로 추진되는 말(馬) 지명 스토리텔링 관광은, 마산합포구를 단순한 방문지가 아닌 ‘이야기를 따라 이동하는 체험형 관광지’로 발전시킬 중요한 기회다.
이제 필요한 것은 분절된 사업이 아니라, 연결된 전략이다. 바다 위의 스포츠, 길 위의 교통망, 역사와 문화의 서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엮는 체류형 관광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지역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지역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다.
지난해 9월, 마산만을 가르며 앞으로 나아간 철인들의 물살처럼, 마산합포구도 이제 방향을 분명히 정하고 나아가야 한다. 바다와 길이 만날 때, 산업의 기억 위에 관광의 미래를 쌓아 올릴 수 있다. 마산합포구의 새로운 도약은 이미 시작됐다. 이제 그 가능성을 현실로 만드는 일만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