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인사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이 사자성어는 설 명절을 앞둔 현시점, 전력기기 업계 흐름에도 적용될 법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시장침체로 수출 부진을 겪었던 전력기기 업계는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發) 전력 수요 급증, 에너지 대전환에 따라 슈퍼사이클을 타고 더할 나위 없는 새로운 해를 맞았다.
효성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LS일렉트릭 등 전력기기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대부분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아직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공개되지 않은 일진전기 역시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영업이익 1070억원으로,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 경신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들 기업의 성장세는 올해부터 본격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뿐만 아니라 북미 노후 전력망 교체 주기가 도래했고, 국내에서는 총사업비 11조원 규모의 서해안 에너지고속도로 사업자 입찰이 예정돼 있어 초고압 변압기, 배전 등 설비 수요가 폭증할 예정이다.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 규모는 2030년까지 연평균 4.87% 성장해 420억6000만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해를 본격적으로 맞이하기 전, 해묵은 과거를 털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전력기기 4사의 임직원들은 2015년 3월부터 2022년 9월까지 한국전력이 발주한 전력 설비 입찰 145건에서 사전에 물량을 배분하고 낙찰 순번을 정하는 방식으로 약 6776억원 규모의 담합 행위를 벌인 혐의로 현재 수사를 받고 있다.
전력기기 호황기에 찬물을 끼얹는 사건이다. 만약 이들이 유죄를 확정받을 경우 회사는 한전 사업과 관련해 최대 2년까지 입찰이 제한될 수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해당 담합 문제를 콕 집어 엄정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서 수사는 고강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입찰 담합 문제는 전력기기 분야뿐만 아니라 공공 발주 부문에서 숱하게 발생해 왔던 문제다. 에너지 대전환 기조 속 국가 전력망 확충 등 공공 발주가 향후 더 확대될 예정인 가운데, 지금은 이러한 담합의 재발을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할 시점이다.
기업 차원에서도 이번 사건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된다. 수억~수십억원 단위의 사업에 입찰하는 과정에서, 그것도 8년 동안이나 이뤄져 온 담합에 대해 이상함을 감지하지 못했다면 회사 또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몇몇 회사는 공공 입찰 관련 내부 통제와 준법 경영 체제를 재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정부 또한 힘을 보태 담합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
국제적으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지금, 전력기기 주요 기업들의 경영활동은 회사뿐만 아니라 국가 안보에 기여하는 행위로 여겨지고 있다. 에너지 뉴노멀 시대, 더 밝은 새해를 맞이하기 위해 해묵은 악습은 확실히 단절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