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에 대한 영업시간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처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오프라인 영업 규제는 유지하되 온라인 배송은 제한 없이 허용하는 방식으로, 14년간 유지돼 온 대형마트 규제 체계에 변화가 예상된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김동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중심으로 대형마트 온라인 배송 규제 완화 여부를 논의 중이다. 개정안은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에 적용돼 온 의무휴업 및 영업시간 제한 규정에서 온라인 배송은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개정안은 맞벌이·1인 가구 증가와 코로나19 이후 소비 패턴 변화로 유통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상황 속, 대형마트에만 온라인 영업 규제를 유지하는 것이 규제 형평성과 소비자 선택권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특히 온라인 플랫폼에는 별다른 제한이 없는 반면, 대형마트에만 규제가 적용되면서 유통 산업의 경쟁을 저해한다는 의견이 반영됐다.
현행 유통산업발전법은 자정부터 오전 10시까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영업을 제한하고, 월 2회 공휴일 의무휴업을 부과하는 한편 해당 시간대 온라인 거래도 금지하고 있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심야에도 전자상거래를 위한 주문·포장·반출·배송 등 영업 행위가 가능해진다.
법안 처리가 가시화되자 소상공인 업계와 전통시장 상인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상인연합회,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는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법안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 유통업체의 무분별한 확장으로부터 골목상권과 전통시장을 지켜온 최소한의 안전망이자 상생의 상징”이라면서도 “정부의 이번 조치는 이러한 법적 취지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790만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대기업에 헌납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온라인 플랫폼의 급성장으로 소상공인들은 벼랑 끝에 몰려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형마트에 새벽배송 날개까지 달아주는 것은 골목상권의 숨통을 완전히 끊어놓는 처사”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쿠팡을 견제하겠다는 이유로 대형마트 새벽배송을 허용하겠다는 것은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태우는 격’”이라며 “오히려 전통적인 슈퍼마켓과 전통시장 지원과 육성에 나서는 것이 온라인 플랫폼의 새벽배송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세희 민주당 의원도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마트 온라인 새벽배송 활용 논의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며 “쿠팡 견제라는 명분으로 포장됐지만, 정작 문제를 일으킨 쿠팡의 불공정 행위를 방치한 채 사회적 합의로 지켜온 유통산업발전법의 구조만 흔들어선 아무 문제도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같은 기자회견에 참석한 추귀성 서울특별시 상인연합회장도 “만약 이 법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전통시장의 실업자가 30만명 이상 생길 것”이라며 “정부에서 이러한 부분을 감안해달라”고 호소했다.
개정안을 둘러싼 찬반이 갈리는 가운데, 민주당은 관련 상임위 논의를 통해 법안 처리 여부와 시점을 조율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