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 ‘내실·AI·커머스’ 전략 통했다… 네이버, 연 매출 12조 시대 개막

최수연 ‘내실·AI·커머스’ 전략 통했다… 네이버, 연 매출 12조 시대 개막

지난해 매출 12조원·영업익 2조원 돌파
AI탭·쇼핑 에이전트로 승부수… 커머스 26.2% 고성장 
최 CEO “AI 파운드리 탈락, 기술력 문제 아냐”

기사승인 2026-02-06 17:25:13
네이버 그린팩토리와 제2사옥 ‘1784’.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 매출 12조원, 분기 영업이익 6000억원 고지를 동시에 밟았다. 최수연 대표 체제 하에서 지속해 온 ‘내실 경영’과 ‘AI(인공지능)의 커머스 결합’ 전략이 숫자로 증명된 셈이다. 최근 정부의 ‘독자 AI 파운드리 모델’ 사업 탈락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본업인 검색과 쇼핑에서 성과를 내며 시장 우려를 불식시켰다.

네이버는 6일 실적 발표를 통해 2025년 4분기 매출 3조1951억원, 영업이익 610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7%, 영업이익은 12.7% 증가했다. 2025년 연간 기준으로는 매출 12조350억원, 영업이익 2조2081억원으로 각각 12.1%, 11.6% 늘며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번 실적의 핵심은 매출 증가와 함께 이익 규모가 동반 확대된 점이다. 네이버는 최근 사업 구조를 조정하며 광고·커머스·핀테크 등 핵심 사업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해 왔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커머스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다. 커머스의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6.2% 증가한 3조6884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역시 10% 늘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도착보장 서비스인 ‘N배송’ 인프라 확장과 AI를 활용한 초개인화 추천 기술이 거래액 증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서치플랫폼(검색·광고)은 고도화된 AI 기술을 도입하며 연간 매출 4조1689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5.6% 성장했다. 이 외에 핀테크 매출은 1조6907억원으로 12.1%,. 콘텐츠 매출은 1조8992억원으로 5.7% 늘었다. 엔터프라이즈 부문 매출은 GPUaaS와 사우디 슈퍼앱 등 글로벌 사업 매출 증가로 5878억원으로 집계됐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가 2025년 11월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단25 컨퍼런스에서 네이버의 ‘에이전트 N’을 소개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AI 브리핑’ 2배 확대… 검색·쇼핑 시너지 극대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최수연 대표는 AI 서비스 확대 계획을 구체화했다. 최 대표는 “현재 전체 검색의 약 20%를 차지하는 ‘AI 브리핑’ 적용 범위를 올해 말까지 두 배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정보성 영역을 중심으로 하되 쇼핑과 로컬 영역까지 확장하고 개인화 경험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반기 중 출시 예정인 ‘AI 탭’에 대해서는 “AI 브리핑과 출발점은 같지만, 쇼핑·플레이스·지도 등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이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AI 기술을 단순 검색 보조를 넘어 서비스 체류 시간 증대와 수익 창출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배송 경쟁력·주주환원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네이버는 올해를 ‘물류와 멤버십의 해’로 선포하며 배송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최 대표는 이날 “현재 25% 수준인 ‘N배송’ 커버리지를 올해 25%, 내년 35%, 중장기적으로 50% 이상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배송이 네이버 쇼핑을 선택하는 이유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르면 2월 말 ‘쇼핑 AI 에이전트’를 공개하고, 넷플릭스 등 글로벌 콘텐츠 기업과 제휴해 유료 멤버십 혜택을 강화함으로써 이용자 락인(Lock-in)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한편, 최 대표는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 탈락과 관련해 정면 돌파 의지를 보였다. 최 대표는 “정부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이번 결과가 네이버의 기술력을 평가하는 지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소버린 AI 전략이나 수익성, 기업간거래(B2B)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앞으로도 연구개발과 기술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2025~2027년 3개년 주주환원 계획도 공개했다. 향후 3년간 직전 2개년 평균 잉여현금흐름(FCF)의 25~35%를 자사주 매입 후 소각하거나 현금 배당하는 방식으로 주주들에게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이는 성장 투자를 지속하면서도 주주 가치를 훼손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AI 서비스와 강화된 물류 시스템이 이익 개선 흐름을 얼마나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요소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이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