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황제’ 신진서 9단이 농심배 21연승, 6년 연속 우승 결정이라는 전무후무한 업적을 달성했다. ‘전생의 이순신’으로 불리는 신 9단은 이날 일본 주장 이치리키 료 9단을 꺾고 2012년 프로 입단 이후 14년 동안 이어온 일본 기사 상대 전승 기록도 ‘45연승’으로 숫자를 늘렸다.
신 9단은 6일 중국 선전 힐튼 푸톈 호텔에서 열린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본선 14국(최종국)에서 일본 이치리키 료 9단에게 180수 만에 백으로 불계승을 거두며 한국 우승을 자신의 손으로 확정했다. 신 9단은 프로 통산 수입 100억원 돌파 급자탑을 쌓는 겹경사를 누렸다.
이날 승리로 신 9단은 이치리키 료 9단과 상대 전적 격차를 8전 8승으로 더욱 벌리면서 동시에 일본 기사를 상대로 프로 데뷔 후 한 판도 패하지 않은 ‘일본전 불패’ 역시 45연승을 이어갔다. 아울러 이치리키 료 9단에게 승리한 8판 모두 200수를 넘기지 않는 ‘단명국’으로 승부를 끝내는 진기록도 세웠다.
신 9단의 승리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초·중반 흑을 잡은 이치리키 료 9단이 빈틈없는 내용으로 국면을 리드했다. 일본 최강 이치리키 료 9단은 자국에서 기성·명인을 포함한 랭킹 1~5위 기전을 독식한 데 이어 ‘바둑 올림픽’으로 불리는 응씨배 타이틀을 차지하고 있는 강자다. 신 9단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대국 시작 후 약 2시간 가까이 이치리키 료 9단이 리드하는 국면이 지속됐다.
이날 대국은 단 한 번의 실수로 끝났다. 승세를 확립한 이치리키 료 9단은 신 9단이 날린 승부수에 순간적으로 흔들리면서 딱 한 번 큰 실착(흑 131수)을 범했다. 이를 놓칠 리 없는 신진서 9단은 날카로운 수읽기로 상대 급소(백 136수)를 정확하게 찔러갔고, 순식간에 형세가 역전됐다. ‘미생’으로 쫓기던 백 대마가 ‘완생’하면서 드라마 같은 역전극이 연출됐다.
신진서 9단의 ‘끝내기 3연승’으로 한국은 2021년 제22회 대회부터 시작된 우승 행진을 이어가며 6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이는 과거 ‘신산’ 이창호 9단이 이끌었던 농심배 초기 6연패(1~6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기록이다.
이번 대회 주인공은 단연 ‘농심배 끝판왕’ 신진서 9단이었다. 전날 중국 마지막 주자 왕싱하오 9단을 꺾고 전대미문의 20연승 고지에 올랐던 신진서 9단은 오늘 최종국마저 승리하며 대회 통산 21연승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다. 이창호 9단이 보유했던 종전 최다 연승 기록(14연승)을 매판 경신 중인 신진서는 ‘농심배 수호신’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2006년 요다 노리모토 9단의 활약으로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한 번도 농심배 정상을 밟지 못했던 일본의 20년 숙원은 신진서 9단의 벽에 가로막히고 말았다. 2013년부터 일본 기사에게 한 판의 패배도 허용하지 않은 신진서 9단은 이번 승리로 일본전 45전 전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도 이어갔다.
한편 같은 날 오전에 막을 내린 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본선 11국에서 한국 주장 유창혁 9단이 중국 주장 위빈 9단에게 196수 만에 흑으로 불계패하며 우승컵 탈환에 실패했다.
전날 유창혁 9단은 일본 주장 고바야시 고이치 9단에게 승리하며 2연승을 달렸으나, 최종국에서 위빈 9단에게 막혔다. 이로서 백산수배는 지난해에 이어 중국이 2년 연속 우승했다.
농심이 후원하고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는 제27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 우승 상금은 5억원이다. 본선 3연승부터는 1000만원의 연승 상금을 지급하며 1승을 추가할 때마다 1000만 원이 적립된다. 시간제는 각자 1시간에 1분 초읽기 1회다. 제3회 농심백산수배 세계바둑시니어최강전 우승상금은 1억8000만원이다. 본선에서 3연승 시 500만원의 연승상금이 지급되며, 이후 1승 추가 때마다 500만원이 추가된다. 시간제는 각자 40분에 1분 초읽기 1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