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배 21연승’ 바둑황제 신진서 9단 “한계 뛰어넘고 싶다” [쿠키인터뷰]

‘농심배 21연승’ 바둑황제 신진서 9단 “한계 뛰어넘고 싶다” [쿠키인터뷰]

기사승인 2026-02-07 06:00:10 업데이트 2026-02-09 12:37:05
‘바둑 황제’ 신진서 9단. 쿠키뉴스 자료사진

‘바둑 황제’ 신진서 9단이 한·중·일 바둑 삼국지로 불리는 농심배에서 최종 라운드 ‘싹쓸이 3연승’을 기록하면서 한국의 6년 연속 우승을 견인했다.

신 9단은 2021년 제22회 대회부터 올해 제27회 대회까지 단 한 판도 패하지 않고 ‘21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면서 대회 6연패를 이끌었다. 6번의 우승을 하면서 1승, 2연승, 3연승, 4연승, 5연승, 6연승을 모두 한 번씩 기록하는 진기록도 달성했다.

6년 연속 우승 기록은 ‘농심배 수문장’ 이창호 9단이 한국팀을 이끌었던 초기 6연패(1~6회)와 타이 기록이다. 이창호 9단의 농심배 연승 기록은 14연승으로, 이미 신 9단이 훌쩍 뛰어넘었다. 6연속 우승을 넘어 7연속 우승이라는 사상 최초 위업이 달성될지 여부도 관심사다.

신 9단은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주장으로 출전해 홀로 3승을 책임져야 우승하는 불리한 위치에서 싸웠다. 신 9단은 3연승을 달리던 일본 바둑 레전드 이야마 유타 9단을 돌려세운 데 이어 중국 주장 왕싱하오 9단, 일본 주장 이치리키 료 9단을 차례로 꺾고 3연승을 해내면서 ‘농심배 끝판왕’ 역할을 톡톡히 했다.

‘바둑계 이순신’으로도 불리는 신진서 9단은 2012년 프로 입단 이후 14년 동안 일본 기사를 상대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45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원조 바둑 황제 조훈현 9단, 바둑 국보 이창호 9단은 물론 은퇴한 이세돌 9단 역시 해내지 못했던 일이다. 반면 일본은 이야마 유타 9단의 막판 3연승으로 20년 만의 농심배 우승 기회를 잡았지만 ‘일본전 불패’ 신진서 9단 앞에 다시 한번 무릎을 꿇었다.

신진서 9단은 이치리키 료 9단과 최종국에 대해 “초반에 좀 여유 있는 형세였는데 바로 어이없는 실수를 했다”면서 “바둑이 나쁘기도 했지만 두기가 너무 어려워 사실 계속 끌려 다녔던 것 같다”고 복기했다. 이어 “나중에 위기가 많았던 것 같은데, 무너지지 않고 버티면서 기회가 왔다”고 돌아본 신 9단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신진서 9단의 농심배 활약상. 쿠키뉴스 자료사진

6년 동안 농심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고 21연승을 하는 동안 기억에 남는 바둑도 많을 수밖에 없다. 신 9단은 “2024년, 2025년과 올해 모두 기억에 남는다. 특히 이번 대회 마지막 대국(이치리키 료)에서 어려운 바둑을 이겼기 때문에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무후무한 위업을 달성한 신 9단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궁금한 바둑 팬들이 많다. 신 9단은 “바둑이 잘 풀릴 때는 자신감이 생겨 높은 목표를 세우곤 했다”면서 “우승도 많이 했지만 사실 준우승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힘들 때도 있었다”고 밝힌 신 9단은 “목표를 세우는 것도 좋지만 일단 매 순간 후회가 남지 않는 바둑을 두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우승으로 신진서 9단은 기존 누적 상금 98억9348만원에 농심배 우승 상금(5억원) 배분액 1억5000만원과 3연승에 대한 연승 상금 1000만원, 대국료 300만원 등을 더해 누적 상금을 1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이창호 9단(현재 107억7445만원), 박정환 9단(현재 103억6546만원)에 이은 역대 3위 기록이다. 

100억원 돌파 시점은 이창호 9단 만 40세, 박정환 9단 만 32세, 신진서 9단 만 25세로 신 9단이 가장 빠르다. 현재 세계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신진서 9단이 5년 이상 전성기를 유지한다고 가정했을 때, 올해 최고 상금 보유자인 이창호 9단을 뛰어넘고 5년 뒤엔 약 160억원 이상 누적 상금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생으로 만 25세인 신진서 9단은 여전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신 9단은 “개인적으로 언제까지 전성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지난해 말에는 세계대회에서 성적이 아쉽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중국 선수들이 워낙 강하다”고 강조한 신 9단은 “앞으로 3년 동안 최대한 잡념을 없애고 바둑에만 집중할 생각”이라며 “한계를 한 번 더 뛰어넘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신 9단은 “농심신라면배는 개인적으로 영광스러운 일들이 많이 있었다”면서 “항상 중계를 지켜보면서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팬들이 계셨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해 드릴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신 9단은 “앞으로 더 좋은 바둑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터뷰를 갈무리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
이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