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논란은 지난달 22일 정청래 대표가 조국혁신당에 합당을 제안하면서 촉발됐다. 그러나 해당 제안이 당 최고위원회 논의나 의결을 거치지 않은 개인적 제안이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민주당 내부에서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랐다. 이후 합당 추진을 둘러싼 당내 의견 차가 공개적으로 표출되며 내홍 양상으로 번졌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국정은 ‘이재명의 시간’이어야 한다”며 “합당 문제로 시간과 당력을 낭비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지방선거와 관련해서도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며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만큼 이쯤에서 논의를 접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건태 의원은 지도부 쇄신과 윤리 감찰을 포함한 당 정상화 과제를 공개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합당 관련 문건의 공개와 작성·유통 과정에 대한 감찰을 요구하며 지도부 리더십 전반에 문제를 제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합당 찬반을 넘어 지도부 운영 방식과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불만이 분출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친이재명계 최고위원들의 반발도 이어졌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조국혁신당이 합당 여부를 13일까지 결정하라고 요구한 데 대해 “우리 당의 일은 우리가 알아서 할 것”이라며 “당 차원의 유효한 합당 제안은 애초에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정 대표의 제안에 대해 “개인 차원의 성급한 발언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 내부 논의가 지연되자 공개적으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조국 대표는 8일 기자간담회에서 “13일까지 민주당의 공식적이고 공개적인 답변이 없으면 합당은 없는 것으로 하겠다”며 시한을 제시했다. 그는 합당이 불발될 경우 선거 연대 여부 등 향후 관계 설정도 명확히 해달라고 요구했다.
조 대표는 민주당 내부에서 자신과 혁신당을 향해 제기되는 비판에 대해 “계파 이익을 앞세운 권력투쟁”이라고 반박했다. 또 민주당 내 갈등과 관련해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당 대표 시절 남긴 ‘내부공격이 가장 큰 리스크’라는 글을 공유하며 내부 분열이 야권 전체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내에서는 “시한을 못 박는 방식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반발도 나왔다. 일부 의원들은 조 대표의 발언이 지지층을 향한 압박 신호로 작동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합당 논의가 격화되면서 지방선거 연대 전망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감정의 골이 깊어진 상태에서 합당이 무산될 경우 후보 단일화나 정책 연대 등 범야권 협력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합당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며 “지방선거와 이후 정치 일정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10일 의원총회를 열어 합당 추진 여부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의총 이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등을 통해 입장이 정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내 이견과 조국혁신당의 시한 압박이 맞물리면서 민주당의 최종 선택이 야권 전체의 향후 권력 구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