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과천 경마장을 둘러싼 이전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후보지 중 하나로 경마장 부지를 언급하면서다. 한국마사회 노조와 지역 정치권, 일부 시민단체는 사전 협의 없는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을 위해선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은 납득된다. 다만 이전 추진 과정에서의 절차 문제와 존치 타당성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아빠, 저 사람들 왜 저러는 거야?” 주말 오후, 이른바 ‘렛츠런파크’로 불리는 과천 경마장에서 아이가 던진 말이다. 경마가 열리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곳에서는 술에 취해 고성을 지르고 말다툼이나 충돌을 빚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경마장 인근에는 국립과천과학관과 서울대공원이 있다. 가족 단위 나들이객과 어린이 체험학습이 몰리는 교육·휴식 공간이다. 그러나 담 하나를 사이에 둔 경마장의 풍경은 다르다. 한국마사회는 이곳을 ‘공원형 테마파크’라고 설명하지만, 주말 경마 시간대는 체험보다 마권 판매와 베팅이 이어지는 데에 이용이 집중된다. 사전 정보 없이 접근하면 쉴 수 있는 공원으로 느끼기 어려운 이유다.
경마장은 과거 여의도에 있었다. 정부는 여의도를 금융·행정 중심지로 개발하는 과정에서 도심에 위치한 사행성 시설인 경마장을 외곽으로 이전하는 방향을 택했다. 경마장은 뚝섬 일대 임시 이전을 거쳐 현재의 과천에 자리 잡았다.
이후 과천은 정부청사가 들어서고 학교와 주거시설, 교육·문화시설이 밀집했다. 행정과 교육, 주거 기능이 결합된 도시로 성격이 바뀌었다. 도시의 중심 기능은 달라졌지만, 사행성 경마장만은 그대로 남아있는 셈이다. 정부가 과천 경마장을 주택공급 부지 후보로 검토한 배경 역시 행정·교육·주거 기능이 집중된 이 지역의 성격 변화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사행성 시설의 이전 필요성은 과천만의 특수한 사례로 보기 어렵다. 서울의 영등포·신설동 장외발매소를 보더라도 시설 유형에 따른 반복적 부작용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음주와 소음, 주거환경 훼손 민원이 이어졌고,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문제들이 지적돼 왔다. 이번 논란은 공공성 확장을 살피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하되, 도시의 지속가능한 기능과 삶의 질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