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제동 걸린 ‘감사의 정원’…오세훈 “직권 남용” 정면 반발

국토부 제동 걸린 ‘감사의 정원’…오세훈 “직권 남용” 정면 반발

국토부 “국토계획법 등 위반” 판단…공사 중지 명령 사전 통지
오세훈, 신년 기자간담회서 강경 대응 예고

기사승인 2026-02-10 15:03:09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6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유엔참전국 후손 교류캠프’ 참가자에게 ‘감사의 정원’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광화문 광장에 조성 중인 ‘감사의 정원’을 둘러싸고 서울시와 정부가 정면 충돌했다. 국토교통부가 위법성을 이유로 공사 중지에 제동을 걸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도한 직권 남용”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오 시장은 10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실시계획 확정·고지 절차에 대한 권하는 서울시장에게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토부가 사전 통지한 감사의 정원 공사 중지 명령에 대해 “법기술적으로 보나 명분으로 보나 매우 무리한 결정”이라며 “서울시도 저항권을 행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토부는 감사의 정원 조성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과 도로법에 저촉된다고 보고, 서울시에 공사 중지 명령을 사전 통지했다고 전날 밝혔다. 시는 오는 23일까지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며, 국토부가 지적한 위법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공사 중지 명령을 받게 된다.

감사의 정원은 6·25 전쟁 참전국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아 시가 광화문 광장에 조성을 추진 중인 상징 공간이다. 지상에 높이 약 7m 규모 상징 조형물 22개를 설치하고, 지하에는 기존 차량 출입구를 개보수해 전시 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 착공해 오는 4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토부는 시가 감사의 정원 내 지상 상징 조형물 설치와 관련해 도시계획시설사업 실시계획 변경·고시를 이행하지 않아 국토계획법에 저촉된다고 지적했다. 시는 관행에 따라 계획을 변경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국토부는 단순 보수·관리가 아니라 공작물을 설치하기 때문에 실시계획을 변경해야 한다고 봤다. 지하 공간 조성 또한 시가 도시관리계획·실시계획 변경과 개발행위 허가를 받지 않아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같은 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지하를 포함해 공사하는 데 필요한 절차를 서울시가 다 밟지 않은 것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김 총리는 지난해 11월에도 감사의 정원 공사 현장을 찾아 사업이 법적·절차적으로 문제없이 추진되고 있는지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오 시장은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김 총리가 내린) 지시는 매우 문제가 있다”며 “더불어민주당 정권이 동의할 수 없는 사업이니 어떻게든 절차적 하자를 찾아내 중단시키겠다는 결론을 정해 놓고, 각종 법규를 본인들의 해석에 갖다 맞춘 결과를 (국토부가) 공표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2009년 광화문 광장을 조성하고 2021~2022년 확장 공사를 할 때는 가만히 있던 정부가 이번에는 굳이 규정을 이 잡듯 찾아내 ‘실무적 미비점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어떤 국민이 이해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오 시장은 저항권 행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도 “물론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아직 공사 중지 명령이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가) 자제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시도 언론 공지를 통해 “법에 따른 절차를 이행해 왔다”고 반발했다. 또 “광화문 광장 관련 도시관리계획 수립과 이행 권한은 서울시장에게 있다”며 “한국의 역사와 정체성이 살아 숨 쉬는 광화문 광장의 안전한 조성을 위해 정부와 지속해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유지 기자
youjiroh@kukinews.com
노유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