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제재 수위를 확정할 제3차 제재심의위원회를 하루 앞두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감독당국의 신중한 판단을 촉구했다. 노조는 제재의 법적 근거에 대한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재 규모가 확정될 경우 불완전판매 문제 해결이 아닌 ‘불완전제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1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 본원 앞에서 ‘ELS 사태 금감원 불완전제재 책임 규명 2차 기자회견’을 열고 “법적 근거 논란이 존재함에도 제재 범위가 확대되는 흐름은 불완전판매 문제 해결이 아니라 또 다른 ‘불완전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홍콩 H지수 ELS 불완전판매와 연관된 5개 은행에 총 2조원 안팎의 과징금·과태료를 사전 통보했다. 최근 이찬진 금감원장이 은행권의 자율 배상 및 사후 수습 노력을 제재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감경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윤 위원장은 “법원 판결과 배치되고 법령상 근거도 없는 설명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도하고 광범위한 과징금이 부과되면, 인사상 중징계를 직원들에게 가하려고 할 것”이라며 “명확한 근거 없는 제재 조치로 금융 노동자 삶의 기반이 무너지고 감독 기관에서의 명확한 법령과 기준 근거 없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시도는 반드시 분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2019년 대규모 원금 손실을 빚은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파생결합증권(DLS) 사태를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금융당국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에게 실효성 있는 내부통제 기준 마련이 미흡했다는 이유로 중징계(문책 경고)를 내렸다. 이후 손 회장은 법원에 징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무위원회 소속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불완전판매에 따른 부당 권유 금지나 설명 의무 위반 등이 있었다면 책임을 묻는 게 당연하나, 그 기준은 합리적이어야 한다”며 “합리적이지 않은 기준으로 누군가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는 것은 누군가의 책임을 떠넘겼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과징금 부과 기준이 불분명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행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금융회사가 위법 행위로 얻은 ‘수입’ 또는 그에 준하는 금액의 50% 이내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금감원은 ‘판매금액’을 ‘수입’으로 간주해 과징금을 산정했으나, 노조는 은행이 실제로 얻는 수익인 ‘판매 수수료’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 의원은 “법령의 문구가 불분명하다면 국회에 찾아와 분명히 해 달라고 요청해야 하는 것”이라며 “금감원의 법률 해석이 법원에서도 유지될 지 의문이다. 이는 사회적 비용 낭비”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을 마친 뒤 노조는 윤 위원장을 필두로 금감원 관계자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금감원은 오는 12일 홍콩 H지수 기반 ELS 불완전판매에 대한 3차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은행권 제재 수위를 결론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