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견제 못하나” 흔들리는 TK·보수층…강성만 보는 국힘, 지선 비상

“왜 견제 못하나” 흔들리는 TK·보수층…강성만 보는 국힘, 지선 비상

국민 10명 중 7명 “국민의힘, 야당 역할 못해”
TK·보수층서도 과반 부정…‘텃밭 민심’ 흔들
지지층만 절반 이상 긍정…강성-일반 여론 괴리

기사승인 2026-02-12 06:00:1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 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추경호 의원 구속 심사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민 10명 중 7명이 국민의힘이 야당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TK와 30대, 보수층 등 전통적 지지 기반에서도 과반이 부정적으로 답하면서 ‘텃밭 민심’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절반 이상이 긍정 평가를 내리며 전체 여론과는 뚜렷한 온도 차를 보였다. 강성 지지층과 일반 국민·보수층 간 인식이 크게 엇갈리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외연 확장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11일 쿠키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에게 ‘국민의힘의 야당으로서 역할 수행 평가’에 대해 물은 결과 ‘잘 못한다’는 부정평가가 71.3%로 압도적이었다. 특히 ‘아주 잘못하고 있다’가 51.8%에 달했다. 반면 ‘잘한다’는 긍정 평가는 22.8%(다소 잘함 13.9%, 아주 잘함 8.9%)에 불과했다. 잘 모름은 6.0%였다. 

그래픽=윤기만 디자이너

연령·지역·이념 성향을 가리지 않고 부정 평가가 우세했다. 모든 연령대에서 부정 응답이 60%를 넘겼고, 수도권(77.4%), 호남권(75.4%), 서울(69.3%), 충청권(63.7%) 등 전국적으로 비판 여론이 높았다. ‘텃밭’으로 불리는 TK(대구·경북)에서도 59.6%, PK(부산·울산·경남)에서도 72.7%가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정치 성향별 분석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진보층의 82.2%, 중도층의 76.3%가 부정 평가를 내렸고, 보수층에서도 60.7%가 “잘 못한다”고 응답했다. 대통령 국정 수행을 지지하지 않는 층에서도 국민의힘의 야당 역할에 대한 평가는 긍정 44.7%, 부정 49.7%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는 스스로를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들조차 국민의힘의 야당 행보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는 데다,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대안을 제시하는 정책 경쟁 역시 미흡하다는 판단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52.2%가 ‘잘하고 있다’고 답해 전체 여론과 뚜렷한 온도 차를 보였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해 9월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에서 열린 ‘야당말살 정치탄압 특검수사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쿠키뉴스 자료사진

전문가는 이같은 괴리를 강성 지지층 중심의 인식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20%대 중반이라고 가정할 때, 그중 절반가량만 ‘잘하고 있다’고 평가한다면 결국 전체 유권자 기준으로는 10%대 초반의 강성 지지층만 확고하게 지지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성지지층과 보수층의 뚜렷한 인식차가 결국 외연 확장에 구조적 한계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강성 지지층 결집만으로는 중도·온건 보수를 끌어안기 어렵고, 이는 곧 전국 단위 선거에서 승산을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이른바 중도·온건 보수까지 포괄할 경우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금보다 훨씬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스스로를 보수라고 밝히는 유권자 전체를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망설이고 있는 보수층을 끌어들일 고민 없이 기존 지지층만을 향한 메시지를 반복한다면 외연 확장은 어렵다”고 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유선 전화면접 3.8%·무선 ARS 96.2%로 병행해 진행됐다. 응답률은 2.1%,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했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
권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