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로봇청소기 2년 만에 귀환…“보안·AS로 中 독주 깬다” [현장+]

삼성 로봇청소기 2년 만에 귀환…“보안·AS로 中 독주 깬다” [현장+]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출시... 10W 강력 흡입·45mm 문턱 ‘거뜬’
‘녹스 볼트’ 탑재해 해킹 원천 차단...가구장 리폼부터 AS까지 ‘원스톱’

기사승인 2026-02-11 18:35:50 업데이트 2026-02-11 18:44:11
삼성전자 한국총괄 임성택 부사장이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중국 브랜드가 장악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탈환을 위해 2년 만에 신제품을 내놨다. 카메라 해킹 우려를 원천 차단하는 보안 기술과 업계 최대 규모의 국내 서비스 인프라를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2026년형 ‘비스포크 인공지능(AI) 스팀’ 로봇청소기를 공개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중국 로보락이 2025년 상반기 국내 점유율 50%를 넘어서며 1위를 기록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가 ‘안심 가전’이라는 차별화 포인트로 정면 승부를 선언한 것이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출시한 만큼 업계 1등을 목표로 한다”며 “강력한 보안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불안을 해소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삼성전자의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가 문턱을 넘고 있다. 이혜민 기자

“45mm 문턱도 거뜬”…물 쏟아도 피해서 청소

이날 현장에서 가장 이목을 집중시킨 기능은 45mm 높이의 문턱을 넘을 수 있는 ‘이지패스 휠’이다. 전방 보조휠로 몸체를 들어 올린 뒤 메인 휠로  지지해 문턱으로 진입하고, 사이드 보조휠이 뒤를 받치며 매끄럽게 넘어가는 구조다. 국내 아파트 방문턱이 보통 3~4cm인 점을 감안하면, 문지방과 두꺼운 매트가 섞인 환경에서 멈춰 서던 기존 불편을 줄였다는 평가다.

문종승 삼성전자 DA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은 “문턱과 같은 집안 환경에 방해받지 않도록 승월 기능을 기존 25mm에서 45mm로 향상시켰다”며 “그동안 로봇청소기가 문턱이나 단차를 넘지 못해 사용자 개입이 잦았는데,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투명한 액체를 인식하는 기능도 눈길을 끌었다. 바닥에 물을 쏟아도 비스포크 AI 스팀은 물을 피해 구석구석 쌓인 먼지와 쓰레기들만 빨아들였다. 제품 전면에 탑재된 RGB 카메라 센서와 적외선(IR) LED를 통해  유색 액체뿐 아니라 물처럼 투명한 액체까지 감지해 회피하거나, 오염 구간을 인식하면 집중 청소 모드로 전환한다. 문 부사장은 “물기가 묻으면 청소 성능이 떨어질 수 있는데 액체 회피 기능으로 이를 막을 수 있다”며 “반려동물 배변이 걸레에 묻는 상황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메라 해킹 걱정 끝”…최고 등급 보안 인증

삼성전자가 이번 신제품에서 가장 강조한 건 보안이다. 카메라와 마이크가 달린 로봇청소기의 해킹 및 사생활 침해 우려를 원천 봉쇄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적용하던 보안 솔루션 ‘녹스 매트릭스’와 ‘녹스 볼트’를 탑재했다.

녹스 매트릭스는 스마트싱스로 연결된 기기들이 서로의 보안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위협을 감지해 차단하는 기능이다. 녹스 볼트는 비밀번호나 인증번호, 암호화 키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하드웨어 보안 칩에 별도 보관해 안전하게 보호한다.

여기에 로봇청소기로 촬영된 이미지 및 영상 데이터를 기기 내에서 암호화하는 ‘종단 간 암호화(E2EE)’ 기술을 적용해 서버가 공격받거나 사용자 계정이 탈취되더라도 개인 정보 유출 가능성은 낮췄다고 삼성 측은 설명했다. 이를 통해 신제품은 글로벌 인증 업체 ‘UL 솔루션즈’로부터 사물인터넷(IoT) 보안 안전성 평가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를 획득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IoT 보안인증에서도 최고 수준인 ‘스탠다드플러스’를 취득했다.

이 같은 보안 체계를 바탕으로 외출 중 로봇청소기로 집 안 상황을 확인하는 ‘홈 모니터링’, 일정 기간 활동이 감지되지 않으면 집 안을 순찰하는 ‘안심 패트롤’ 등 가족 돌봄 기능도 제공한다.

‘117개 AS센터 전담’…가구장 리폼부터 원상복구까지

중국산 제품의 또 다른 약점으로 꼽히는 서비스 접근성 문제도 해결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전국 169개 서비스센터 가운데 117개 센터에 로봇청소기 전담 인력을 배치해 업계 최대 규모의 AS 인프라를 구축했다. 김용훈 삼성전자 한국총괄 CE팀장(상무)은 “전문 엔지니어를 통한 체계적인 사후 관리로 고객이 끝까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자동 급배수 모델 구매 고객을 위한 ‘원스톱 시공 서비스’도 내놨다. 가구장 리폼 협력사와 설치 협력사가 연계해 철거·시공·설치까지 한 번에 진행하고, 이사 시 리폼한 가구장을 원래 상태로 되돌리는 ‘리폼장 원복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김정호 삼성전자로지텍 상무는 “소비자가 별도 업체를 찾아 계약하고 공사하는 번거로움을 덜고 추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설계”라고 설명했다.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 강남’에서 열린 미디어 브리핑에서 전시된 2026년형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가 10W 흡입력을 보여주고 있다. / 삼성전자

10W 흡입력에 100℃ 스팀 살균까지…기본기도 탄탄

제품 본연의 기본기도 대폭 끌어올렸다. 울트라·플러스 모델은 기존 대비 최대 2배 강력한 10W 흡입력을 갖춰 미세먼지는 물론 머리카락까지 깨끗하게 흡입한다. 이는 지난 1월 CES에서 로봇청소기가 10kg 아령을 들어 올리는 시연을 통해 입증했던 기술력이다.

임 부사장은 “단순 출력 증가가 아니라 흡입 구조 최적화를 통해 성능은 높이고 소음은 낮췄다”고 설명했다. 경쟁사들이 파스칼 단위의 정압 기준을 사용하는 것과 달리 삼성은 와트 단위의 흡입력 기준을 적용한다며 “파스칼은 최대 정압 기준 수치에 가깝고, 실제 흡입 성능은 압력과 공기 유량을 함께 반영한 흡입력이 더 적절한 지표”라고 강조했다.

위생 기능도 강화했다. ‘스팀 청정스테이션’은 100℃의 스팀으로 물걸레 표면의 세균을 99.999% 살균하도록 설계됐다. 문 부사장은 “세척 온도와 스팀 살균을 보다 최적화해 99% 이상 제거되는 대상균을 기존 3종에서 4종으로 늘렸다”고 말했다.

벽면을 인식하면 물걸레가 뻗어 닦고, 모서리 먼지는 사이드 브러시가 확장해 끌어내는 ‘팝 아웃 콤보’ 기능도 새롭게 적용됐다. 물걸레 세척판의 먼지와 오염물을 자동으로 제거하는 ‘셀프 클리닝 세척판’도 포함됐다.

신제품 출시가 약 2년 걸린 배경에 대해 문 부사장은 “제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시간이 걸렸던 점을 이해해달라“며 “제품 품질과 내구성,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경험 확대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임 부사장은 “하드웨어 경쟁이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만큼, 설치부터 AS까지 이어지는 전반적인 생태계가 차별화 요소”라며 단품 성능 경쟁을 넘어선 통합 서비스 전략을 강조했다.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에 대해서는 “AI 기능 강화로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많은 업체들과 협업 체계를 구축해 소비자에 미치는 영향력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상무는 “제품의 특장점과 밸류를 고려하면 가격이 비싼 편은 아니다”며 “가전 구독, 혼수 및 이사 입주 할인 효과를 감안하면 절대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11일부터 3월2일까지 전국 삼성스토어와 삼성닷컴, 네이버 온라인 매장에서 ‘비스포크 AI 스팀 울트라’ 사전 판매를 진행한다. 3월3일부터 울트라·플러스를 정식 판매하고, 일반형은 4월부터 판매한다. 출고가는 사양에 따라 141만~204만원이다. 사전 구매 고객에게는 12만원 상당 액세서리 키트를 제공한다.


이혜민 기자
hyem@kukinews.com
이혜민 기자